2026년 1월의 문장들 (2)
* 아래의 글은 2026년 1월 2일부터 시작한 [브런치 스토리 독서클럽]에 참여하며 고른 문장과 저자의 독서노트입니다. 사각형 안의 문구는 책 제목과 작가입니다. 줄 처리된 책 속의 문장과 봄아범의 문장을 아래 첨언했습니다. 꾸준히 수집하고 기록한 문장과 사유가 여러분에게도 영감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며 공유합니다.
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나는 적을 파악하려고만 했지, '나'를 아는 것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말았다.
글을 쓰며 깨달은 바를 사람들에게 전하기로 결심했다. 나를 브랜딩 하고 사업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거대자본이 투자되는 대기업은 아니겠지만, 아나운서이자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일하게 될 시장. 진입하기도 어렵고, 운 좋게 뛰어들어도 작은 파이를 나눠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 주말 햇살이 찬란해도 안갯속을 걷는 것 같은 막막함이 더해졌다. 작가가 퍼블리를 운영하고, 마감하며 고른 손자병법의 구절을 곱씹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언제든 승리한다. 작가에게는 알아야 할 적도, 나도 온전한 자신이었다. 그리하여, 끝없이 나를 탐색하고 사유하며 공부한다. 착륙한 비행기가 정비 후 이륙하듯이 오늘도 책장을 덮고 타자기 앞에 앉는다.
나는 '스타트업'에 취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약에 취해있었다. 페라미플루 링거를 맞고 떡진 머리를 수습하지도 못한 채 침대에 몸을 맡겼다. 그럼에도, 약속을 지키겠다며 다시 일어나서 책을 손에 집었다.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며. 독하다. 너 참 독하다. 독한 남자는 더 지독한 감기에 무너져 초점이 나간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뭐라도 해보려고 한 자신에게 박수를 치며.
나는 두 가지 문장을 말하는 데 매우 인색했다. 하나는 "무엇을 원하시나요? 저에게 무엇을 기대하시나요?"이고, 다른 하나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 도와주세요."다.
직장인으로 연차가 쌓이면서 나에게도 점점 사라진 질문이었다. 진행이든, 제작이든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니까 생각한 대로 일을 조절하는 법을 깨쳤다. 혹여, 팀원이 뭔가를 더 원하게 되면 다른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 뻔해서 외면했다. 대부분 나만 더 고생하면 될 일이라 여겨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때문에, 관계는 더 딱딱해졌다. 내 눈의 실핏줄은 시나브로 터져갔다. 팀원에게 묻기 전에 나 자신에게 묻는다. 그리고 나를 도우려고 한다. 넌 정말 뭘 원하는 거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끝까지 전력투구했을 대, 그제야 후회가 없다고. 결과는 물론 중요하지만, 결과가 설령 기대와 다르더라도 "뭐, 상관없어"하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고.
가수 이하이를 좋아한다. 무대에 서는 아티스트가 아닌 도전자로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기에. 2012년, K-POP STAR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보적인 음색과 매력으로 엄청난 팬덤을 만든 그녀. 최종 결승전에서 박지민에게 우승 자리를 내어주며 2위를 한 후, 이하이의 얼굴에 서운함은 하나도 없었다. 와! 이제 끝났다! 2011년부터 지난하게 이어진 오디션의 전 과정을 최선을 다해 임했으니까 후회가 없다는 듯한 태도. 눈물 한 방울 없이 활짝 피는 그녀의 웃음을 당시 아나운서 지원자였던 나의 얼굴도 닮길 바랐다. 그렇게 되려면, 결과와 상관없이 후련하도록 노력해야 했다. 무엇보다, 내 자신에게 떳떳할 정도로. 지금도 나는 연이은 실패 중이다. 그렇다고 얼굴을 구길 필요는 없다. 열여섯 살 소녀 이하이의 웃음과 퍼블리를 인수하는 과정에 최선을 다한 저자의 후련함과 매일 뉴스를 연습하며 미소 지은 스물여섯의 나를 기억한다.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웃을 수 있는 나를 기대하며.
오춘실의 사계절, 김효선
사랑은 발생한다. 물려받은 사랑이 없는 두 사람이 만나 나를 낳고, 배운 적 없는 사랑을 더듬더듬 매만지며 40년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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