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2003

by 봄플

라디오


두고 온 펜이 아쉬워서 우느냐

남겨놓고 온 책이 불쌍해서 우느냐

아님 켜진 불을 끌 수 없어 우느냐


이 음악을 들으며 지치는 것은 또 뭐냐

우연히 손가 다 멈춘 새벽1시 FM 101.9

너의 목소리가 전해지면

공부하다 멈춰서서 이 글을 울리는게냐


삶이 지쳐 쓰러지기 전에 마지막 위로냐

네 목소리로 나를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게냐

어째서 가요가 아닌 하필 비오는 이밤

네 노래를 들려주는게냐


무엇을 생각하라고

무엇을 깨닫으라고

공부하다 멈춰져서 고개를 떨구게 하는 것이냐


이 음악을 들으며 눈물 흘리는 것은 또 뭐냐

우연히 손가다 멈춘 새벽1시 FM 103.5

귀 기울이는 것은 뭐냐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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