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옷을 좋아해서 옷입는 게 귀찮다.
스티브 잡스는 옷고르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늘 잡스룩이라 불리는 같은 옷만 입었다.옷을 좋아하면 옷의 가짓수가 많고 옷더미에 깔리면 무슨옷이 있는지 기억도 안나서 그냥 늘 입는 옷만 입게 된다.그리고 어울리는 옷의 정수를 찾게 되면 그렇게만 입게 된다.보통은 옷을 잘 입으려면 많이 입어보라고 한다.잘 입는다의 기준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입는다면 나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을것 같다.그런 디자인의 옷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입지는 않는다.그 이유는 첫째로 나는 많은 옷더미들이 감당이 안되고 둘째로 나는 마네킹같은 몸매가 아니고 셋째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마음도 적은편이다.나는 무난하고 평범하고 싶고 다른 사람의 눈에 띄고 싶지 않다.그래서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입는 옷은 보통 클래식하고 어디에나 어울리는데 약간의 디자인포인트가 있는 정도의 옷이다.약간 교복같은 느낌이 있는 옷이다.언제 입어도 어색하지 않고 어디에나 어울릴듯한 옷.그냥 클래식한 룩에 나만아는 위트를 넣는 느낌으로 옷을 입는다.화려함을 쫒는 여성복 느낌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남성복 느낌이 강한것 같다.
아우터 : 톰보이
상의 : 보세
하의 : 리리앤코
신발 : 자라
오늘의 룩도 그렇다.보세에서 흔히 살수 있는 연회색 골지티셔츠에 진회색 해링본 머메이드 스커트를 매치했다.다만 나는 팔이 길고 덩치가 있는 편이라 크게 나온 골지티를 입어야 하긴한다.안그러면 팔이 짧다.오늘 입은 것도 팔이 살짝 짧다.원래는 연노랑색의 블라우스를 매치해서 입었는데 커피를 흘리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갈아입었다.톰보이 코트는 레글런소매라서 사이즈 변화에 상관없이 입을수 있다.클래식 하면서도 주머니가 살짝 위쪽으로 달려있어 귀여운 느낌이 든다.진짜 그냥 툭 걸치고 밖에 나가기 좋은 옷이다.무게감이 살짝 있는 것 빼놓고는 좋다.내가 위트를 넣은 포인트는 신발이다.데님소재의 청키힐 운동화로 앞코도 동그래서 귀엽고 스커트의 헤링본과 신발의 데님의 조합이 재밌는것 같다.
디자인적 요소가 강한 눈에 띄는 옷을 좋아한다.시각적으로 예민하달까 재밌는 시각적 요소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패션잡지를 보거나 패션인플루언서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재밌다고 실험적으로 시도되는 것들이 요새는 적어진것 같다.사람들이 받아들이려는 마음보다는 그냥 왜 저렇게 이상하게 입어 라고 핀잔을 받는 것 같다.편견과 상처주는 말들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비주류로서 우뚝서는 방법이 있을수도 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그랬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여러모로 힘들다.나는 포기하고 어느정도 현실과 타협한 느낌이다.남들보다 쉽게 할수 있는 일이 재능이라고 하는데 나는 요리나 예술등 창의적인 일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그런데 어줍잖은 재능은 저주라는 말이 있듯이 천재적 재능에 노력까지 겸비한 사람들이 존재한다.이건 예체능을 떠나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같은데 가진 무기를 날카롭게 벼려낼수 있느냐.그정도 시간,노력,돈을 쏟아부을수 있느냐가 또 다른문제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