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대상 UT,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키즈를 대상으로 한 Usability Test 준비 및 과정 기록기

by Sophie


에듀테크 분야에서 5년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령대의 사용자를 만나왔지만, 4~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UT(Usability Testing)는 특히 쉽지 않았습니다.

UT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불편한 지점을 찾는 과정입니다. 성인 대상 UT도 쉽지 않지만, 아이들은 성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고 반응합니다. Nielsen Norman Group에서도 아동 대상 UT는 일반적인 사용성 테스트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키즈 서비스 리뉴얼을 진행하며 4~7세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UT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실무에서 꼭 챙기고 싶었던 포인트를 정리해본 이야기입니다.






1. 준비 단계: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리서치를 통해 아이들을 미리 파악하기

3~7세 아이들은 우리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연령대입니다. 성인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놓치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의 이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시기 아이들은 전조작기에서 구체적 조작기로 넘어가는 중요한 발달 단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UT 전에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수입니다.


직접 발로 뛰어보기

저는 지인의 자녀들과 함께 키즈카페를 방문했습니다. 그저 함께 놀면서 아이들이 어떤 것에 흥미를 보이는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자연스럽게 관찰했습니다. 동시에 관련 논문들을 찾아보고, 경쟁 서비스들을 직접 사용해보며 키즈 앱들이 어떤 UI/UX 패턴을 사용하는지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직관적입니다. 복잡한 설명이나 안내보다는 즉각적인 피드백과 시각적 단서에 반응합니다.





2. 모객 단계: 법적 요건과 윤리적 고려

아이들 대상 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적 요건 준수다.

만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나 연구 참여에 법정대리인(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입니다. 다짜고짜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질문하거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은 불법일 뿐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반드시 학부모를 동반하고,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학부모 동반은 법적 요건일 뿐만 아니라, 나중에 인터뷰 진행 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사용자지만, 실제 구매 결정을 내리는 소비자는 학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두 타겟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키즈 서비스의 특징입니다.



3. 테스트 환경 구성: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1:1 테스트가 필수

여러 아이들을 동시에 테스트하면 안 됩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넓은 공간에 판을 두고 양쪽에서 동시에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소리를 아주 크게 키워서 학습하는 타입이었고, 그 소리가 반대편 아이의 집중력을 완전히 방해했습니다. 결국 공간을 분리해서 각자 편하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아이들은 집중력이 짧고, 다른 아이들의 행동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최소한의 인원 배치

낯선 사람이 많으면 아이들이 위축됩니다. 테스트 진행자, 관찰자, 기록자를 합쳐 최대 2~3명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친근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과 먼저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어주는 시간을 갖습니다.


추가로, 테스트를 진행하며 느낀 건 아이들이 생각보다 젤리를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간식거리를 준비할 때 젤리나 뽀로로 음료수를 준비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4. 테스트 진행: 관찰이 핵심


아이들은 성인처럼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언어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좋아요", "재밌어요" 같은 단순한 대답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인터뷰보다는 관찰이 핵심입니다.


촬영 구도의 중요성


여러 구도에서 관찰하는 모습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두 가지 구도를 모두 촬영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1. 아이들의 표정이 보이는 정면 또는 측면 구도

2. 아이들이 직접 화면을 조작하는 손의 움직임이 보이는 구도

나중에 분석할 때, 아이들의 미세한 표정 변화(눈썹을 찌푸리거나, 입을 벌리며 집중하거나, 지루해하는 표정)를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핵심 항목 우선순위화

아이들의 집중력은 15~20분이 한계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의 경우 집중 가능 시간이 연령에 2~3을 곱한 분 정도라고 합니다(5세 아이는 약 10~15분).* 테스트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항목을 정해두고, 우선순위대로 진행합니다. 아이가 지루해하는 기색이 보이면 과감하게 테스트를 줄이거나 마무리합니다.

(*참고 논문: 김호현, 전가일, "스마트기기 기반 유아용 AAC 앱의 사용성 평가에 관한 질적 연구", 『아동과 권리』(2014))


학부모에게 미리 안내할 것

"아이가 도움을 요청해도 힌트를 주지 말아 주세요."

아이들은 막히면 본능적으로 부모를 쳐다봅니다. 이때 학부모가 힌트를 주면 순수한 사용성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사전에 학부모에게 이 부분을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실제 진행했던 공간과 촬영 구도




5. 학부모 인터뷰: 또 다른 중요한 데이터 소스


아이들 관찰이 끝나면, 학부모와의 인터뷰 시간을 갖습니다. 이때 꼭 물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평소 이 아이의 성향은 어떤가요?"

테스트 당시 보여준 행동이 그 아이의 평소 모습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가 평소보다 소극적으로 행동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카메라나 새로운 환경에 흥분해서 평소보다 산만했을 수도 있습니다. 학부모의 증언을 통해 이런 변수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학부모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학부모의 성향도 정말 다양했습니다. 학구열이 높은 부모는 아이가 끝까지 높은 점수를 얻으며 학습하길 원했고, 반대로 어떤 부모는 단순히 아이가 부모의 도움 없이 오래 사용하길 바랐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서비스의 주요 고객층이 누구인지, 어떤 가치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는 구매 결정권자이자 중요한 이해관계자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 우려 사항, 지불 의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테스트가 끝난 후에도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재 고객이자,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6. 분석 단계: 1살 차이가 만드는 큰 격차


성인 대상 UT에서는 20대, 30대처럼 10년 단위로 묶어 분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키즈는 다릅니다.

1살 차이가 엄청난 발달 격차를 만듭니다.

4살과 5살, 6살과 7살은 완전히 다른 사용자입니다. 심지어 같은 7살이라도 1월생과 12월생은 거의 1년 가까운 발달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분석할 때는 연령을 세분화하고, 가능하면 출생 월까지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4세: 아이콘 인식은 가능하지만 텍스트 이해가 어려움

5세: 간단한 한글 읽기 가능, 하지만 긴 문장은 버거워함

6세: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패턴 이해, 하지만 추상적 개념은 어려움

7세: 상당히 복잡한 인터랙션도 이해, 단 피드백이 명확해야 함

이런 식으로 연령별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타겟에 맞는 UX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키즈 대상 UT는 성인 대상 UT의 축소판이 아닙니다. 완전히 다른 방법론이 필요한,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반응을 보며 우리 서비스가 정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생각했던 방향과 다르게 흘러갔던 경험도 있었지만, 그 경험이 서비스를 더욱 완성도 높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재미없으면 바로 딴짓을 하고, 어려우면 주저 없이 포기합니다. 그 솔직한 피드백이야말로 우리가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나침반입니다.






[출처]

Nielsen Norman Group - Usability Testing with Minors: https://www.nngroup.com/articles/usability-testing-minors/

Nielsen Norman Group - UX Design for Children (Ages 3-12): https://www.nngroup.com/articles/children-ux-usability-issues/

The Story - How to conduct usability research with children?: https://thestory.is/en/journal/usability-testing-with-minors/

RightBrainLAB - 사용성 테스트 기본 가이드: https://blog.rightbrain.co.kr/?p=12830

국내 논문 검색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 https://www.riss.kr (검색어: "유아 사용성 평가", "아동 UX", "스마트기기 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