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벼리 작가의 봄의 위로 <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by HeySu

애정하는 브런치 작가 중의 한 분인 온벼리 작가의 책이 나왔다.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마음을 드러낼지 발간 소식을 미리 전해온 시점부터 내내 궁금했다.

어제 느지막이 도착한 책을 이틀 동안 붙들고 다니며 틈틈이 읽었다.

내려놓기가 싫었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일는지도 모르겠다.


온벼리 작가는 다정하면서도 매우 강단 있는 사람일 거라 생각하며 댓글로 가끔씩 소통했었던 작가님이다.

출간 소식을 접했을 때 매우 기쁜 마음이었고, 지난했을 과정을 거쳐 세상에 이야기로 꺼내놓으신 것을 내 책상에 이렇게 꽂아둘 수 있다니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띄엄띄엄 브런치 활동을 하다 보니 그간 놓쳤던 이야기가 많았다.

이제야 온벼리라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하나의 형태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아이와 함께 한 오랜 시간 동안 '수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며 끝내 사랑과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사람' , 엄마라는 이름을 그토록 거룩하게 수행할 수 있는 한 사람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녀가 힘들 때는 조마조마했고, 울음을 터뜨릴 때는 나도 울었다. 그리고 꿇었던 무릎을 일으켜 세워 눈물을 닦을 때는 조용히 소리 없는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그녀를 '정말 대단하다'라는 짧은 한 문장으로 칭송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너무 이 마음이 가볍게 느껴질 것만 같아서.

'새봄'을 맞이해서 매 계절의 봄을 기다리듯, '새봄이'를 사랑으로 너른 품으로 안고 지냈던 그녀의 삶은 햇살이 미끄러져 부서지는 윤슬을 닮았다. 눈이 부셔서 말문을 조용히 닫게 하는, 그런 순간을 닮았다.

수천수만 번을 지옥과 천국을 오갔을 엄마, 그리고 딸이었던, 또 아내였던, 그냥 '한 사람'이었던 온벼리.



나는 이제 그녀가 더 친근하고, 더 애틋하고, 더 믿을만하다. 그녀의 힘이 가득 어린 책의 메시지들이 큰 울림으로 계속하여 진동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녀가 글을 쓰기 시작하고, 글을 통해서 깨달아가는 것들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모두 공감할 이야기일 것이다.

글로써 치유되는 '무엇'이 있다는 것, 쓸수록 진짜 자신을 만나는 일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지면으로 읽히는 그녀의 글이 귀하고 값지다.



온벼리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글로 위로받는 사람들이 생김으로써 '글쓰기는 나의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저자의 영향력이 또 다른 누군가의 글쓰기를 이끌어낼 것이고, 독자인 우리는 그 작가의 이야기를 어느 날 한 장 한 장 책장을 아껴넘기며 읽게 될지도 모른다.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또 한 사람의 엄마로서 나는 저자의 몇몇 문장들이 특히나 좋았다.

어떻게 이 부모라는 자리를 잘 지켜내야 할지도 조금 더 배워간다.

저자의 문장들을 한 자리에 모아두고 싶어 이곳에 적어두려 한다.







p.99

삶은 예고 없이 아픔을 데려오고, 불청객은 오래 머문다.

그러나 그 아픔마저도 내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순간, 어제보다 가벼운 오늘이 시작된다.

많은 고통은 타인이 아니라 나의 시선에서 비롯된다는 깨달음. 그 사실이 나를 자유롭게 했다.

그리고 그 자유는, 내가 가장 먼저 나 자신에게 다정한 어른이 되게 하는 첫걸음이 되었다.




p.107

그때는 몰랐다.

어둠의 끝에는 반드시 출구가 있고

살다 보면

희망의 빛이 조용히 스며드는 날도 온다는 것을




p.147

이제는 안다. 삶의 거친 순간들을 지나오려면, 누구를 이해하는 마음만큼이나 나 자신에게도 다정해야 한다는 것을.

나를 몰아붙이는 대신 '그때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구나' 하고 말해주는 마음, 어쩌면 그 마음이야말로 내가 되어가고 싶은 어른의 얼굴인지도 모른다.




p. 199

사람은

용감해서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멈추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p.205

도슨 트로트만의 "생각들이 손끝을 거치면 서로 엉켜있던 것이 풀린다."사는 글을 쓰며 머릿속 엉킨 생각들이 하나둘 풀리고 정돈되기 시작했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내면의 혼란을 정리하고 숨겨진 통찰을 발견하는 마법 같은 과정이었다. 지나온 일들을 써 내려가며, 스스로에게 한없이 혹독했던 나와 마주했고, 불행의 원인이 결국 '나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그 순간 내 안의 오래된 벽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p.217

어디든 희망은 있고, 그 시작은 바로 당신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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