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네 손바닥만 한
연두색 이유식 용기 그 동그란 뚜껑
어디 갔나 했더니
무거워진 기저귀 거실 구석 어디 주저앉아
돌리고 돌리고 또 돌리고
튕기고 튕기고 또 튕기고
마법천자문은 당구대가 되어 있고
그 각진 네모 바닥
사선으로 굴러다니는 손톱만 한 공들
까만 연필로 오늘도 뱅크샷!
튕기고 튕기고 또 튕기고
탁구 좀 치다 투둑 무른 어깨가 빠져보고
철봉 좀 하다 손바닥 곳곳 연약한 살들이 굳어가고,
선수는 종종 치료하며 생명을 이어가는 거라고
방구석 다른 것보다 몸 움직이는 게 낫지 않냐고
의사 선생님들은 말씀하신다
얼마큼 더 널 키워야
널 온전히 품을 수 있을까
얼마큼 더 날 키워야
날 오롯이 내려놓을 수 있을까
오늘도 네 걱정
오늘도 내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