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야 Jun 09. 2023

짜장면은 혈당을 얼마나 올릴까?

[1형 당뇨, 나만의 혈당데이터 쌓기]

'그래, 다시 시작해 보는 거야!'

빅파이브 병원에 다녀오니

새로운 정보도 알게 되고 

그동안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무슨 커뮤니티에 가입하라고 했는데...'

1형 당뇨, 당뇨병, 인슐린...

'... 드디어 찾았다!'


여러 가지 단어를 검색하고 나서야

병원에서 알려준 1형 당뇨 커뮤니티를 찾다.


'가입 문항이 꽤 복잡하네?'

'지금 쓰고 있는 인슐린 정보를 적으라고...?'

가입사항을 적다 보니 위에 쓰여있는 총 회원수가

보였다.


'삼천...?'

'빅파이브 병원 교수님이 왜 1형 당뇨 커뮤니티에 가입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아!'

'가입 승인은 언제 되는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지금까지 내가 병원에서 만난

1형 당뇨인은 다섯 명 내외!

병원 밖에 있는 1형 당뇨인의 삶이 궁금해졌다.


'1형 당뇨가 있는데 수영을 해도 될까?'

'1형 당뇨가 있어도 해외유학을 갈 수 있을까?'

'1형 당뇨가 있어도 결혼도 하고 예쁜 아기를 낳을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에 병원에서 받아온 당뇨 책을 펼쳤다.

'에이... 삼분의 이가 2형 당뇨 이야기잖아?'

'내가 궁금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걸...!'

실제적인 1형 당뇨인의 삶이 궁금했는데,

당뇨책 궁금증을 해소해지 못했다.


'커뮤니티 가입 승인은 언제쯤 되는 걸까...?'


[축하합니다! 1형 당뇨 커뮤니티에 가입이 되셨습니다.]


며칠 만에 기다리던 1형 당뇨 커뮤니티에 가입이 승인되었다.

 

'그래, 1형 당뇨 정보의 바다에 풍덩 빠져 보는 거야!'


'어랏...?'

'1형 당뇨인이 쓴 책도 있네?'

'출간일이 지난주잖아?'

'얼른 사야겠다!'


품절될까 봐 재빨리 1형 당뇨책을 주문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해지네!'


커뮤니티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글!

장면을 먹었는데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나요?

치킨을 먹어도 되나요?


'그래, 사람 생각 다 거기서 거기구나!'

'나도 나만의 혈당 데이터를 만들어 봐야겠다!'


'혈당 데이터라...'

'무엇을 어떻게 야 하는 걸까..?'

'먼저, 과자부터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실험해 볼까?'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그동안 먹고 싶었던 새우과자 한 봉지를 사 왔다.

'1회 분량만 먹어 볼까?'

'아니.. 아니지!' 

'혈당 데이터 쌓는 건데 한 봉지쯤은 먹어줘야지!'


와삭와삭...

손이 가요. 손이 가!

짭조름한 새우과자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다.

'그래, 이게 진짜 행복이지!'

'아.. 너무 행복해!'


아차차...

발병 후, 처음 먹어보는 새우과자 맛에 빠져서

인슐린 주사 맞는 것을 잊어버렸다.

'애피드라 6 단위 정도면 되겠지...?'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지나도 혈당이 오르지 않았다.

'이상하다...!

'인슐린 주사 용량이 너무 많았나?'

마음을 놓고 있는데 머리가 멍해지면서

고혈당 증세가 나타났다.


삐삐삑...

'아니.. 네 시간이 지나서 혈당이 올라간다고?'

'왜 두 시간이 아니라 네 시간이 지나서

혈당이 올라가는 걸까...?'

커뮤니티에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리내: 과자는 탄수화물+지방의 조합이라

2시간 지나서 혈당이 오를 수 있어요!]

'역시... 다들 짬바가 있어서 잘 알고 있구나!'

[토리: 쏘야님, 장면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짜장면이라...'

'뮤니티에서 악명이 높다고 소문이 자자한

장면...?'

'그래, 두렵지만 한 번 도전해 보지 뭐!'


1형 당뇨에 걸리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는데

유일한 장점을 찾았다.

 

'내 췌장에서 인슐린이 안 나오니까...'

'어떤 음식이 얼마나 혈당을 올리는지 알 수 있네?'

'어떤 음식이 몸에 안 좋은 지 알 수 있고...'

'그래, 이렇게 실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


'마음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르지만...'

'오늘 내 마음은 맑음이야!'


마음을 다잡고 장면에 도전했다.

'장면만 먹기는 아쉬우니까

장면, 탕수육, 군만두가 나오는 알짜세트로...!'

'좋아, 애피드라는 12 단위!'


겁 없이 덤벼들었지만 소심 젓가락질!

자장면 1/4, 탕수육 몇 조각, 군만두 한 개만 먹었다.

'배부르다... 배부르다..'

아쉬운 마음을 최면으로 달랬다.


'혈당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볼까?'

한 시간 128, 두 시간 150...

'장면도 두 시간까지는 안 올라가잖아..?'

'내가 선방을 잘하고 있는 걸까..?'

'장면 세트 그까짓 거!

'별거 아니네!'


네 시간, 다섯 시간...

혈당이 고 가파른 산오르고 있었다.

'지금 380, 400이 넘어가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1 단위 , 2 단위 추가주사를 해도 혈당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니 당황스러웠다.


'밤새 를 계속했으니

이제는 혈당이 괜찮아졌겠지?'

'오 마이 갓!'

'공복혈당이 300 이라니 이게 무슨 일이야?'


'장면도 혈당이 사악한데

탕수육에 군만두까지 먹었더니

다음날까지 혈당이 HI HI 하네!'


'별로 안 먹었는데...'

'췌장 양반, 거 참 너무한 거 아니요!'


'당분간 중식은 먹지 말아야겠다!'

'아직 대처방법을 모르겠어...!'


하루하루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면서

혈당 데이터를 쌓았다.


'음식마다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 자료로

남겨놓으면 나중에 도움이 되겠지...?'

'이렇게 혈당 데이터를 쌓는 것도 재미있?'

'이건 나 김쏘야만의 혈당 데이터이니까..'

'특별하기도 하고..!'


무기력하고 우울했던 일상 조금씩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아아악...!

'갑자기 왜 이렇게 배가 아픈 거지?'

'별일 아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큰 병원의 당뇨 교육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