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과 전문용어 사이- 미디어교육사의 사유1
지난해 정부 부처 업무보고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 방안을 보고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그냥 ‘미디어 교육 강화’라고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좋은 한글을 놔두고 ‘리터러시’라는 표현을 쓰느냐”는 물음에, 담당자는 “리터러시는 문해력(文解力)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AI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테크놀로지 리터러시, 광고리터러시, 텔레비전 리터러시 등 리터러시를 붙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나는 문득 ‘'리터러시(Literacy)' 용어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학교와 그 외 교육기관에서 미디어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문사를 나온 이후 당시는 NIE(newspaper in education) 전문강사로서 학교현장서 학생들뿐 아니라, 도서관과 여성회관 등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의를 십수 년간 했다. 그러다 다변화된 미디어생태계에 맞춰서 유튜브 제작 등을 나 또한 배워가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했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개념은 미디어를 읽고 쓰는 '문해력'을 뜻한다. 비판적으로 분석한 후, 성찰하고, 실제 제작에 참여하면서 재현해 보는 활동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기존의 읽기 위주의 미디어교육과는 다르다.
2000년 초 우리나라에서 미디어교육은 비판적인 읽기에 치중했다면, 유튜브 플랫폼의 발달로 단순히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로서 제작활동이 중요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교과서에도 앵커 되어 뉴스진행하는 내용이 있다. 10여 년 전 나는 5~6학년을 대상으로 앵커, 기자, 취재대상(인터뷰이), 촬영기자, 편집 PD로 역할을 나눠서 키네 마스터 앱으로 뉴스를 만들어보는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학생들은 기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선정하여 취재하고 기사쓰기를 어려워했다. 이런 방송뉴스 제작활동은 2024년 고등부 언론동아리 학생들에게도 했는데, 학생들은 쳇GPT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주제선정과 기사작성을 힘들어했다.
아무튼 능동적 참여자가 됨으로써 미디어는 제작자에 의해 재현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텍스트의 비판적 읽기를 넘어서는 게 '미디어 리터러시'가 아닐까 싶다. 기존 미디어교육에서는 텍스트의 비판적 분석(읽기)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간 창의적 제작자(쓰기)로서의 역할이 포함되는 게 리터러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잠시 '미디어교육'이나 '미디어문해력'이란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담았다고 할 수 있을지, 또 유행처럼 번져버린 '리터러시'란 용어가 주춤할지 의문이 들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용어가 중학교 교과서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한글 사랑의 실천으로 '미디어 문해력'으로 바꾼다면 그 의미는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언어는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리터러시'라는 외래어가 불편해서 '미디어 문해력'으로 대체한다 해도 그 안의 '능동적 참여와 제작'이라는 핵심가치가 누락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6.04.27)
태그#리터러시#문해력#미디어리터러시#유튜브제작 태그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