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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nQ Aug 06. 2020

거침없는 원색의 마술사

님프의 세계관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정수정 작가



안녕하세요. 한 점 하실래요? 의 레드썬! 썬큐입니다.


벌써 8월 초가 다되었는데도, 여전히 기복이 심한 날씨를 보고 있자니... 마치 싱숭생숭한 저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에너제틱한 작품을 소개해 드리고자 해요.




'한 점 하실래요?'의 오늘의 추천 작품은 바로 정수정 작가님의 인물화입니다.


수정 작가님 같은 경우엔, 저는 작년 A.Round에서 진행했던 단체전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오늘은 작가님의 인물화 중에서도, 초상화 시리즈를 중심으로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아래 작품들의 특징부터 말씀드리자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자연계 정령으로 불리는 '님프'(Nymphs) '종교화'입니다.


정수정, 동쪽 숲을 지키다, 캔버스에 유화, 2018


정수정 작가는 신화나 성서에 나오는 주인공보다는, 그 주변을 맴돌며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들어가는 감칠맛 나는 캐릭터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녀는 이러한 형상을 '님프'라고 칭하면서, 얼핏 보기에는 단발이나 긴 머리를 한 모습 때문에 마치 소녀처럼 보이지만, 그 외에는, 남녀를 구분하는 신체적 상징 요소들을 모두 제거되고, 피부 색깔 또한 보라색 혹은 연두색을 사용하여, 중성적인 느낌을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를 통해, 작가는 사람들의 극명한 이분법적 사고에 대해 부정했음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작품들을 보면 자신의 회화를 통해 우리의 상식과 이성으로 파악되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며, 인간의 틀에 박힌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본능에 충실했으면 하는 바램을, 이 장난기가 가득한 님프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사합니다. 


정수정, Giving answers to Bosch-2, 2018


더 나아가, 작가는 일상 속에 보이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생겨나는 사회적 논란의 배후엔 누군가의 개입이...

 

심지어 어쩌면 영적인 개입이 있을 거란 추상적인 상상을 하죠...


좀 더 쉽게 설명드리자면, 사회에 잠재되어 불가항력의 사건을 일으키고 통제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서사적인 경고의 메시지로 볼 수 있는데, 특히 인물들을 평면적으로 그리고, 풍경과 경계 없이 섞어 놓아 프레임 안에서 끝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적인 추측에서부터 시작해, 하나의 믿음이 되고, 또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칫 너무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를, 님프라는 형상을 통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거죠!




오늘 '한 점 하실래요?'에서는, 그중에서도 <상처 없을 사랑을 위해 기도해주는 자>와 <열매를 기리는 헬퍼>, <Hands of the nature>, <색을 먹는 아이 2>와 같은 초상화 시리즈를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정수정, 색을 먹는 아이 2, 2018
정수정, 상처 없을 사랑을 위해 기도해주는 자, 2018
정수정, Hands of the nature, 2018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먼저 작가님의 배경 짧게 짚고 넘어가자면, 스코틀랜드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신 그는 유학시절 주말에 시간 날 때마다, 종종 박물관에 들려 전시 중인 수많은 종교화를 보고 영감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위의 작품들을 잘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이는데, 바로 작품 속 인물들이 모두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거나, 기를 모으고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죠. 이런 특징들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모두 종교화에서 영향을 받은 거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한 인물이 중간에 우뚝 서있거나, 종종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자세는, 저희가 성당 벽면에 장식되어 있는 모자이크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성모 마리아 상이나, 여러 성화에서 본 구도와 매우 유사합니다.


특히 <열매를 기리는 헬퍼>를 보시면, 딱 떠오르시는 게 있지 않나요?


정수정, 열매를 기리는 헬퍼, 2018


바로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도 인데요!

마찬가지로, 중세 성모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이를 키치적으로 재해석한 거라고 합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티저 포스터


수줍음 가득한 금자씨의 표정을 부각한 포스터는, 복수와 구원이라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 세계관을 아주 상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는데, 정수정 작가님의 작품 속 소녀도 어딘가를 응시하듯, 또 아닌듯한 몽롱한 눈빛과 긴 생머리, 또 모서리마다 그려진 꽃 봉오리 형태의 모티브는 성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성인들의 형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킵니다.


또 저는 특히 작가님께서 원색을 과감히 사용하신 작업들을 선호하는데, 캔버스 안에서 각자의 특징들을 품은 여러 색상들이 서로 스파크를 튀기며 손안에 머물고 있는 모습은, 기를 모으고 있는 손동작을 2차적으로 보조하면서, 더 강렬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작가님을 ‘거침없는 원색의 마술사’라는 닉네임을 붙여줬지만...


정작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하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더 자세한 내용은 내일 연재되는 ‘한 점 하실래요?’에서 마저 전달드리겠습니다.


그럼 내일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만나요!



팟캐스트 '한 점 하실래요? 로고 디자인


썬큐의 '한 점 하실래요?' 콘텐츠 플로우:

브런치- 수요일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캐스트)- 목요일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123/clip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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