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쉬고 공부를 하던 중에 마음에 쏙 드는 회사가 있어 지원했습니다.
공고에는 일주일 내 연락이 없으면 다음에 지원해달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오늘은 일주일이 훨씬 지난날이었습니다. 연락은 없었습니다.
우울한 마음에 저녁을 먹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마음을 정리하려구요. 생각이 많아지면 걷는게 좋답니다.
동네를 걸으며 거리에 있는 여러 점포들을 보았습니다.
평소에는 생각없이 바쁘게 지나가며 신경도 쓰지 않던 풍경입니다.
오늘은 지나가며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미용실, 바쁘게 커피를 만드는 카페 직원, 문 앞에서 멀리 어느 곳을 응시하며 담배를 피는 인테리어 가게 앞 아저씨.
10평 남짓되는 자그마한 공간들에는 그들의 인생이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돈을 벌어서 가게를 차렸는지, 가게는 잘 되어가는지, 가게에 대한 가족들의 생각은 어떤지, 우리는 알 길이 없습니다. 확실한 게 하나있다면 그 작은 공간들이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일터라는 점이죠.
직장인에게는 사무실은 단순한 직장이지만 자영업자들에겐 가게가 인생 그 자체이지 않을까요?
사장님들에 의해 꾸며진 크고 작은 가게들은 사장님들에게 오늘도 힘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까요?
친구와 제가 지인들을 서로 소개해줬는데 이번에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선물로 신세계 상품권을 받아 이마트에서 같이 교환을 했습니다.
친구는 간 김에 계란을 사겠다고 했는데 2판(60구)이더군요.
너무 많다며 저에게 한 판을 주었습니다.
끈을 끊어서 판을 분리해야 했기에 조심스레 접시처럼 두 손으로 받혀서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우울한 날에 계란 한 판을 선물로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오늘 하루는 누군가에겐 최고의 날이었겠고 누군가에겐 우울한 날이었겠지요.
아니면 평범한 하루였을수도 있구요.
저의 하루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쓸 수 있는 여유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채용에 합격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내 길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지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