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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별 Aug 12. 2024

여름 산책

뜨거운 태양과 하늘을 기억하기 위해

1. 

도서관 건너편에 있는 전화 부스(?)

나는 오래된 것들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아날로그에 그리 익숙한 편도 아니면서도 그런다.

느리고, 조용한 느낌이 좋다.

그래서 옛날 전화 부스나 공중전화를 보면 왠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곤 한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동전을 짤랑짤랑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뒷 사람을 위해 수화기를 살며시 걸쳐 두는 따뜻함이 떠오르기 때문일까?




2.

나는 우리 동네가 참 좋다.

오래된 아파트들이 조금도 그 모습을 바꾸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귀여운 저층의 아파트들은 머리 위로 마음껏 구름을 수놓고, 

지붕 높이의 나뭇잎들은 조용히 창문 가에서 살랑거린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온 것만 같아, 마음이 편해진다.




3.

해바라기도 더우면 고개를 숙인다,, ^^ㅠ


4.

집 근처 교회의 꼭대기. 해가 질 무렵 흩어지는 구름과 어우러지는 십자가가 아름답다.

금요일 저녁, 모두 어디서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어떤 모양의 행복을 좇으며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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