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진한다
미국에서 비행 교육자로서 꿈을 이어 가다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승무원을 졸업하고, 미지의 영역인 파일럿 분야로 뛰어들면서 굳게 다짐했었다.
“나는 지금 서른 살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늦은 나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대신에 분명한 제한선을 두자. 딱 3년이다. 지금부터 딱 3년 동안 나의 뜻대로 해보고, 그 후의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늦게 시작한 만큼 비장한 각오로 임하되, 결과에는 깨끗이 승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자. 절대 질질 끄는 일은 없다.”
그래, 이대로 물러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3월, 4월, 그리고 5월…. 약 3개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비행을 하지 못하고 격리 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긋지긋한 마음이 커서 멀티 사업용 조종사 과정만 마치고서 바로 한국으로 가려고 했다. 정말이지 한국이 너무 그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러지 못했다. 비행이 조금 싫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여전히 비행기를 보면 설렜고, 계속해서 천진난만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또 한 번의 도전을 결심했다. “그래. 지금 당장 한국에 들어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왕 미국에서 비행 훈련을 받았으니 여기서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미국에서 비행 교관, 아니 비행 교육자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시작된 또 한 번의 도전
멀티 엔진 사업용 조종사까지 계약을 했던 비행 학교에서 졸업을 한 후, 비행 교관 교육을 곧바로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비행학교로 가게 됐다. 그렇게 낯선 환경에서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미국에서 비행 교관으로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Single-engine Commercial add-on’ 자격이 있어야 한다. 보통의 비행 훈련생들이 싱글 엔진 항공기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그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해당하는 자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멀티 엔진 사업용 조종사 자격이 있기 때문에 싱글 엔진으로 사업용 자격증을 추가적으로 취득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쉬울 줄 알았다.
또 한 번의 달콤한 착각이 어떤 변화와 결과를 불러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