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금요일 밤은 유난히도 잠이 달고 깊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일어난 토요일, 조니도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졸린 눈으로 워터보일러부터 킨다.
물이 끓으며 차를 만들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창문의 블라인드를 걷고,
주말이니까 특별히 팬케이크를 만들준비를 하고,
냉동실에서 얼마안남은 베이컨과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 후라이팬에 지글지글 굽기 시작한다.
계란은 부쳐도 맛있지만 우유와 조금 섞고 오레가노, 후추, 바질을 뿌린 스크램블에그가 팬케이크와는
제일 잘 어울린다.
차는 내가 좋아하는 페퍼민트.
버터와 두어종류의 잼을 꺼내고 큰 접시에 팬케이크, 스크렘블 에그, 베이컨을 놓고 포크와 나이프는 하나씩만 꺼낸다.
쉼없이 달려온 한 주를 끝내고 마침내 마주앉아 함께 하는 토요일 아침.
오늘의 날씨와 기온을 체크하고 구글맵에 저장해둔 가고싶었던 곳들, 가고싶었던 레스토랑 리스트를 훑어본다. 오늘은 저번에 눈여겨 봐두었던 딤섬집을 점심으로 가볼까? 거기갔다가 오후에는 어디로 산책을 가면 좋으려나 흠
우리의 주말은 대체로 이렇게 흘러간다
크지도 붐비지도 않는 밴쿠버이지만 두발로 씩씩하게, 자전거로 유쾌하게, 브런치로 통통한 배를 두드리면서 거리 하나하나를 지나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