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대한민국 현대인들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노력하는 삶'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이른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이 불모지에서
'노력'과 '성실함'만으로 삶의 터전을 일궈 오신
산업의 역군들이셨고,
우리는 그런 분들에게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며 살아 왔으니까요.
우리는 분명 노력하며 살고 있는데...
내 노력을 굳이 남과 비교하는 자만을 떨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정말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며 살아온 것 같은데...
우리가 살면서 배운 건
'노력'은 '성공'의 보증 수표가 아니었고,
아등바등 노력하며 살아도 '노력'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우리를 배신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청춘들의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그 허무함,
성과가 따라오지 않는 노력에 지쳐버린 그 마음은
결국 그 '노력하는 삶'에서 온 것일 겁니다.
'주간 영화예찬'이 선택한 두 번째 영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은
'노력'의 정의를 다시 내리도록 도와줍니다.
'노력'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서만 그 가치를 빛내지 않는다는 것을,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를 떠나
'노력'은 '노력' 그 자체로 무엇보다 훌륭하게 빛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듯한,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노력의 연속으로
지쳐버린 우리의 삶에
새로운 의미를 일깨워 줄 영화,
질 를르슈 감독의 <수영장으로 간 남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