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편안하다.
브런치 알람을 껐다.
브런치 알람인 'b'가 휴대폰 위에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누군가의 반응이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고, 글벗의 새로운 글을 알려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브런치를 수십 번 들락날락거렸다. 일상생활이 멈췄다 재생되길 반복했다. 불편함을 느꼈지만 멈추지 못했다. 바로 중독이었다.
여자 친구도, 동생도, 어머니도, 그 알람을 꺼두라 했다. 중독자인 나는 끄지 못했다. 그렇게 한동안 브런치에 문턱이 닳아 갔다. 책을 읽다가 이 중독을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중독을 끊어낸 글을 나름대로 소화해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블로그던, 유튜브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게 되면, 겪게 되는 숙명이 있다. 바로 '조회수'와 '좋아요'다. 물론 이들은 내 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반응했는지 알려주는 척도이다. 하지만, 진정한 내 콘텐츠로 승부를 본다면, 묵묵히 견디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 어그로로 조회수가 폭발한다고 해서 그것이 내 브랜딩이 되는 건 아니다. 그건 마치 강남역 한복판에서 소리를 지를 꼴이다. 다들 지나가다 한 번씩 보겠지만, 나에게 머물지는 않는다. 나를 구축하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게 알람을 껐다. 하루에 두세 번 정도 들어가, 댓글에 답글을 적는다. 피드에 올라온 글벗들의 글을 하나씩 천천히 읽고 댓글을 적는다. 중독에서 벗어났다. 일단은.
한결 편안하다.
알람을 끄고 나니 한결 편안하다. 그리고 들어갈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 든다. 선물처럼 어떤 분 글이 올라왔는지, 어떤 분이 댓글을 적어주셨는지 기대 때문이다. 가끔 내 브런치에 한참을 머물다가 앞으로의 글이 궁금합니다 라며, 구독을 눌러주신 분이 있다면,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
한결 편안해진 브런치가 더 좋아진다.
P.S.
책을 읽고 브런치 알람을 끈 것을 보고 세명의 여성분(어머니, 여자 친구, 동생)은 눈의 검은 자 보다 흰자를 내보이기도 하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이들 말에 더 경청해야겠다.
중독을 끊어내게 한 책은 <퍼스널 브랜딩>, (촉촉한 마케터 지음, 초록비 책공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