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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Jan 27. 2021

[페어웰] 죽음 앞에서 던지는 유쾌한 거짓말

Appetizer#164 페어웰

누군가의 인생에 남은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았을 때, 그걸 알려줘야 할까? <페어웰>은 누군가의 인생에 작별 인사를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드라마다. 암에 걸린 할머니를 보고, ‘끝을 모른 채 조금 더 긍정적인 일상을 살게 하는 것’과 ‘삶에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손녀의 이야기로 가족들의 담백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페어웰>은 <룸>, <문라이트>, <미드 90> 등 꾸준히 좋은 작품을 제작 및 배급하는 A24가 배급을 맡은 작품으로 거액의 넷플릭스 행을 거절하고 극장을 택하며 화제가 되었다. 룰루 왕 감독이 큰 스크린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는 아시아의 문화를 통해 함께하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딜레마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영화 <페어웰> 스틸 컷(출처: 오드 AUD)

영화는 삶의 끝자락에 있는 할머니(자오 슈젠)과 정겨운 일상을 대조하며 평범한 삶이 주는 행복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병을 알리지 않기 위한 대가족의 작전이 케이퍼 무비처럼 펼쳐지고, 이 소동극에서 오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이 거짓말을 가족의 책임감이라 말하며 동양의 가족관을 돌아보게 한다.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배우는 ‘아콰피나’다. <오션스 8>,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비롯해 <쥬만지: 넥스트 레벨> 등의 블록버스터, 그리고 21년 개봉을 앞둔 <샹치>까지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로, 한국계 최초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을 받으며 화제의 정점에 섰다. <페어웰>에서는 할머니를 속이는 가족과 거리를 두고 그들을 관찰하는 모습을 통해 저마다 다른 가족의 사랑을 발견하게 하는 ‘빌리’를 맡았다.

영화 <페어웰> 스틸 컷(출처: 오드 AUD)

단조로운 이야기가 심심할 수 있고, 인물들이 설교하며 강조되는 동양의 가족관이 중국 문화의 따뜻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부분은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런데도 <페어웰>을 보며 웃을 수 있는 건, 서로의 거리가 멀어진 시기에 함께한다는 온기를 느끼게 하는 데 있다. 차갑고 스산한 이 겨울, 가족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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