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대 시절 아동상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고 실습을 거치면서 나중엔 분석이라는 걸 받게 되었어요. 제 개인에 대한 상담을 직접 받는 것도 있었는데, 슈퍼비전을 받았던 쓰라린 기억이 정말 몇 년을 저를 붙들었었는데요.
슈퍼비전이라는건 제 치료시간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시간도 있었죠. 40분 가량 아이와의 대화를 몇 시간, 몇 일 내내 타자를 쳐서 한 순간도 빠짐없이 녹화본과 타이핑 한글 파일을 보내면 이제 선생님이 딱 50분이라는 슈퍼비전 시간동안 저에게 피드백을 해주시는 건데요. 그 때 50분에 제가 냈던 비용은 10만원? 12만원? 세상 15년전이라 기억도 안나는데 주 1회, 한 달이면 총 4회인데 총 40-50만원 가까이 되니 그 때 제 월급에서는 정말 큰 금액이었어요. 개인분석까지 받아야 했으니 진짜 제발 하루라도 펑크가 나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했던 적도 많아요. 반드시는 아니지만 대부분 상담사들은 이런 비용이 정말 어마무시해서 비싸다고 투정을 부려도 안 통하는데 여기에서나마 툴툴대봅니다. ㅎㅎㅎ
진짜 20대 한참 배우는 햇병아리에게 한달 50만원 턱턱 내야하는 비용이 얼마나 서글프고 힘들었던 기억이었는지 돈이 없는 사람은 배울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건가, 참 수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슈퍼비전은 친절하게 이론부터 이렇게 가르쳐주는 시간이 아니에요. 제 부족함을 지적받는 시간이죠. (물론 친절하게 책도 추천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분도 분명 계실거에요.)
저는 학회에서 아주 유명한, tv에도 나오는 선생님이 너무 멋있어서 (멋있다는 말로도 부족할 것 같아요. 그 땐 우러러본다고 해야 할까요?) 따로 연락을 드리고 슈퍼비전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두달이 지나고부터 계속 지적을 받으니 정말 눈물이 어찌나 나는지, 아이를 낳기 전이라 이론과 실제가 합쳐지지도 않으니 발달이론이 부족하다 지적받는 것도 여러번이고요.
제 삶이 힘들어서 누군가 힘든걸 참 못 보고 도와주는 편인데, 이게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티가 나니 자꾸 지적을 받는데 (지금 와서는 그걸 적성으로 찾게 되어서 엄마들을 도와주게 되었지만), 어느 날 문득 선생님이 이야기를 꺼내셔서 그 비싼 돈을 내고 울기만 하고 온 기억이 나네요.
어유, 지금은 그랬구나, 맞아 맞아 맞는 말이지, 하지만요. 20대 후반 이미 다시 배우기에는 학자금 대출에 삼남매를 키우는 엄마에게 도움은 못될 망정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그런 여유 따위는 제게는 없었습니다. 대학교 대학원 내내도 돈만 준다면 과대고 부회장이고 뭐고 다 지원해서 다녔어요. 재수를 하고 싶어서 처음 대학교에 가는 버스 내에서도 얼마나 울었는지 그조차도 엄마에게 차마 말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대신 동생들은 모두 재수하도록 편을 들었고, 각자 열심히 해서 원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참 다행이에요. 지금은 육아로 어찌 어찌 경력단절이 되어서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그렇게 돈주고도 혼나면서 다녔던 그 일을 그만두고 맘껏 오지랖도 부리고 엄마들을 도와줄 수 있으니 말이에요. 사람 일은 참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런데요. 그런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해준 것 중 하나가 또 그 일 덕분이었어요. 제가 그 때 돈을 내고 다니면서도 혼나고 울면서도 결국 마음 먹은 건 딱 하나였거든요.
네, 저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버틴게 크고 여전히 그렇게 악착같이 버텨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때문에만 일하진 않았어요. 정신분열증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사랑보다는 감뇌해야 하는 일들이 참 많았던 k장녀이자 연년생 남매맘으로 혼자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 것을 거치면서 저는 그 때 슈퍼비전 때 지적받은 부분은 저를 깎아내며 고치려고 공부하고 또 공부했고요. 그 때 지적받은 제 마음은 결코 버리지 않으면서 상담일을 해왔어요.
정말로 딱 10년만 해보고 그만두자고 작정했던 그 시간이 15년도 더 지났네요. 어느새 단점은 보완하고, 제 장점을 이용해서 아이가 아니라 엄마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현실적인 대안들을 주다보니 감사하게도 너무 도움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렇게 제 부족함을 이겨내고 나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이 엄마들이 외롭고 힘든 것은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구나! 이 엄마들이 꿈꾸고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겠다!!
그렇게 엑스퍼트 상담을 잠시 중단하고 엄마들에게 블로그 / 인스타 / 스마트스토어 / 공동구매 / 돈공부까지 모두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나눠왔던 2024년이었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꿈이 무엇인지, 예전에는 저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인지 <시크릿> 이라는 책은 마치 저에게는 소설 속 이야기를 하는 건가 싶었어요.
근데 정말 가능하더라고요.
제가 엄마들을 위한 강의만 하는 이유, 그 절실함을 알고, 짜투리 시간이 겨우 남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만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기 때문이에요.
하나의 채널에 몰입해서 성장시키고, 단 돈 1만원부터 꼭 기록을 하고, 그 돈을 모아 저축이나 투자를 공부합니다. 이걸 계속 돌고 돌리면서 딱 5개월, 1년, 3년 이렇게 버텨보세요. 제가 길을 잃고 헤매던 20대 후반의 시기에 "딱 10년만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자!" 라고 마음 먹었을 땐 사실 돌아갈 길이 없었기도 하지만 이게 가능할거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리 재능이 없는 일도 10년이라는 시간을 쌓으면 돈은 벌 수 있겠더라고요. 뭐든 개선되고 성장할 시간으로 참 충분한 시간이더라고요. 혈기왕성한 그 20대에는 그런 깨달음은 몰랐고, 그저 부모에게 짐은 커녕 저 혼자 모든 것을 해내야 했기에 했던 선택이었지만요. 정말 잘 선택했다고,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리하여,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거에요.
<네이버 육아인플루언서, 빛날맘 쑥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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