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의 마지막 여행지 아프고 나서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한 것과 웃을 수 있는 것만 하자 생각하고 행동했다.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생에서 새로운 시련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운전면허증 갱신 기간이 되었다. 기본 건강검진이 필요했었고, 이번에 대장 내시경까지 포함해 내과에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주위에 갑상선 안 좋은 분들이 계셔서 갑상선 초음파를 선택해서 받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 1센티 넘는 혹이 보인다며 암인 것 같으니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진을 받아보라고 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에이 설마 아닐 거야'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새침 검사, 조직 검사 결과로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았다. 믿기지 않았다. 내가 암이라니...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왜 내가 암에 걸렸을까?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정신을 차려야 했다. 회사의 큰 행사도 준비해야 했고, 수술 일정도 잡아야 했다. 총 3군데 병원을 걸쳐 가까운 곳에 빠른 시일 내 수술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갑상선 절제 수술 왼쪽만 절제할 수도 아님 다 절제할 수 있다고 했다. 두려웠다. 처음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인데, 그것이 암 수술 때문이라니...
내 몸에 미안했다. 힘든데도 쉬어주지 못해서, 피곤한데도 알아주지 않아서 아프게 했다.
너무 퇴사를 하고 싶었다. 자연이 좋아서 들어간 회사는 일이 너무 많아서 혼자 다 해내기에 버거웠다. 고객상담부터 포장, 행사 준비... 끝이 없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나와 맞지 않는 것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모임도 많이 나갔다.
컴퓨터 코딩, 코칭, 마케팅 스터디, 독서, 영화, 책 모임 등등 정신없이 평일과 주말 시간을 꽉꽉 채워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와 잠만 자고 또다시 나갔다.
피곤해서 주말에 몰아 많이 자보기도 했다. 그러나 피로는 풀리지 않았다.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는데도 무시하고 해야 할 일들을 했다. 건강 검진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버킷리스트부터 떠올랐다. 6대륙 세계여행의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래서 수술 후 여행 계획을 짰다. 안 가본 대륙은 3대륙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미였다.
오세아니아 뉴질랜드는 1월 프로모션 때 9월 추석 연휴와 연차 5일을 합쳐 미리 예약해둔 비행기가 있었다.
아프리카는 화산 용암에 꽂혔던 사진을 찾아, 에티오피아를 가야겠다 생각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프라하에서 만난 동행 언니가 살고 있어, 그곳을 처음으로 이집트 다음 에티오피아로 동선을 짰다.
그리고 제일 가기 어려운 남미 대륙이 남았다. 한 달 정도 일정을 잡고, 비행기 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170만 원 정도의 비싼 표만 보이다가 다행히 아에로멕시코 왕복 티켓을 120만 원에 발견하여 바로 비행기 표부터 구입했다.
사실 여행은 비행기 표를 구입하고 나면 반은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든 비행기에 타면 그곳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시초로 여행책을 찾아 읽어보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환전, 카드도 염두에 두고 제일 중요한 비자 정보나 예방주사도 알아보았다. 그리고 카톡의 오픈 채팅방에서 정보를 얻고, 카페도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