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믿음은 있는데, 학위는 없다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다. 주일마다 소그룹을 이끌고,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다. 누군가는 진지하게 신앙에 대한 공부를 희망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부르심을 받아 그 짐을 감당하고자 한다. 그리고 뒤늦게 부족함을 느낀 이들의 대부분이 신학대학원 입학 요건을 확인하다 학사 학위가 없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혹은 교회 기관에서 채용 공고를 보다가 '신학 관련 학위 소지자 우대'라는 조건 앞에서 멈추기도 한다. 신앙의 연수는 충분하다. 사역의 경험도 작게나마 있다. 그런데 공식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문이 좁아지는 경험을 한다. 이 상황에서 학점은행제 신학사 과정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믿음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이제 제도 위에 올라서려는 선택이다.
누군가는 당연히 스스로 갈고 닦으며 정석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허나, 성경을 다시 읽어보자. 무엇이 중요할까?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새 것을 바라봐야하는 시대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이 제도 또한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세상의 것이 아니라, 부족한 우리를 위한 보다 큰 계획이요, 예비하심이라면 어떨까?
2. 학점은행제 신학사, 구조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학점은행제는 학교 밖에서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국가 평생교육 제도다. 신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으려면 총 1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그 안에서 전공은 최소 60학점, 교양은 최소 30학점이 요구된다.
학점은행제 신학사 과정의 전공필수는 9과목, 27학점으로 구성된다. 구약개론, 신약개론, 조직신학, 기독교교육개론, 교회사, 설교학, 목회학개론 등이 중심 과목이다. 전공선택까지 포함해 60학점을 채우면 나머지는 교양과 일반선택으로 구성된다.
온라인 교육기관을 통해 이수할 수 있고, 평가인정 학습과목이나 시간제 등록을 통한 학점도 최소 18학점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이미 다른 학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면 타전공 방식으로 전공 48학점만으로도 신학사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처음 시작하는 경우와 이미 학위가 있는 경우, 요구 조건이 다르다. 자신의 출발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설계의 시작이다.
3. 학점은행제 신학사 학위가 열어주는 경로들
학점은행제 신학사는 단순히 학위를 한 장 더 만드는 일이 아니다. 이 학위는 다음 문을 여는 열쇠다.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Div.) 과정 입학 요건에서 4년제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신학사는 이 요건을 충족시킨다.
기독교 계통 NGO, 선교단체, 교육 기관에서 채용 조건으로 학위를 요구할 때도 동등하게 인정된다. 군종 분야, 교도소 교화 사역, 호스피스 사역 등 전문 사역 영역은 일정한 학문적 기반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독교 계통 학교의 채플 강사나 상담 관련 업무에서도 신학 학위 보유 여부가 기준이 된다.
신학 공부 자체가 목적인 사람도 있다. 성경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데 신학교 입학은 부담스러운 경우, 학점은행제 신학사 과정은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원하는 커리큘럼을 직접 설계해 조직신학, 성경신학, 역사신학 등 희망하는 과정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는 경로가 된다.
4. 현실적인 조건들: 기간, 비용, 학습 방식
학점은행제 흔히 빠르게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많이 있는데, 이게 전부인 것은 아니다. 구조적으로 1년에 인정받을 수 있는 수업 학점은 최대 42학점, 한 학기 기준 최대 24학점이다.
처음 시작하는 경우 140학점을 채우려면 통상 2년에서 3년 정도 소요된다. 이미 타 학위가 있어 타전공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1년에서 1년 반 안에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다. 핵심은 '누구나' '쉽게' '보장된 수준'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표라는 점이다.
비용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온라인 과목 기준으로 신학 전공 과목의 수강료는 15만 원, 교양 과목은 9만원 선으로 형성되어있다. 학기 평균 6~8과목 정도를 수강하게 되니, 신학대학의 학기당 4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에 비하면 1/4 수준의 학비로 이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학위 수여는 매년 2월과 8월 두 차례 진행되며, 학위신청은 해당 마감일 기준으로 사전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성적 관리도 실질적인 변수다. 학점은행제 성적증명서에는 온라인 과목의 점수가 그대로 반영된다. 신학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높은 학점으로 관리하는 편이 이후 입학 심사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처음부터 끝을 보고 역산해서 설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5. 제도는 거쳐가는 도구일 뿐, 방향과 설계가 먼저다
학점은행제 신학사 학위가 사역의 깊이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신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 사람을 설득하지도 않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학위를 무엇을 위해 취득하느냐다. 신학대학원을 목표로 한다면 학점 관리와 전공 설계가 핵심이다.
전문 사역 기관 취업이 목표라면 어떤 기관이 어떤 자격을 요구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학점은행제 신학사는 수단이다. 방향이 분명한 사람에게 이 제도는 효율적인 경로가 된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어디로 가려는지를 먼저 정하는 것, 그것이 학점 설계보다 앞서야 할 일이다. 좋은 컨설턴트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