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되겠다는 생각은 오래됐다. 그런데 막상 준비를 시작하려니 공채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 영어, 한국사, 형사법까지 과목 수도 많다. 준비 기간이 2~3년씩 걸린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다 특채 전형을 알게 된다. 경찰행정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경쟁률이 낮은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경찰행정학과를 다닌 적이 없다. 이 시점에서 많은 사람이 포기하거나, 이미 늦었다고 생각한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과정이 그 생각을 바꿔놓는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전문학사 과정은 총 80학점 기준이다. 전공 45학점과 교양 15학점이 포함되어야 한다. 전공필수는 21학점으로, 경찰학개론, 형사소송법, 형법총론, 범죄수사학, 범죄학 등이 포함된다. 이 전공필수 과목들은 모든 교육원에서 개설되지는 않는다. 사이버대학교 시간제 수업을 병행해 100% 온라인으로 이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전문대 이상 졸업자는 타전공 전문학사 과정으로 36학점만 이수해도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고졸 학습자 기준으로 전 과정을 진행하면 4학기가 기준이지만, 자격증이나 독학사를 병행하면 2~3학기 내로 단축된다. 경비지도사 자격증은 전공자격증으로 학점 전환이 가능해 이수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단, 경비지도사 일반·기계경비 두 종목을 모두 취득해도 중복으로는 인정되지 않고 한 개만 전공학점으로 사용 가능하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면 경찰공무원 경찰행정학과 특채(경행특채) 지원 자격이 갖춰진다. 이 전형은 연간 100~150명 규모로 선발한다. 필기시험 과목은 형사법, 경찰학, 범죄학 세 과목이다. 영어와 한국사가 면제된다. 공채보다 시험 범위가 좁고 경쟁률이 낮은 구조다. 응시 연령은 만 20세 이상 40세 이하로, 공채의 만 40세 이하보다 하한선이 높지만 상한선은 동일하다. 특채 외에도 경비지도사 가산점, 민간 경호·경비업체 취업 가산점, 교정기관 관련 직군 진출 시 경찰행정 전공 학위가 이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학위는 교육부 장관 명의로 발급되어 일반 전문대 졸업과 동등하게 인정된다.
과목 개설 현황이 핵심이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 전공은 다른 전공에 비해 교육원 개설 수가 적다. 전공필수 과목이 특정 학기에 열리지 않으면 해당 학기에 필수 이수를 완료할 수 없다. 시작 전에 어느 교육원에서 어떤 과목이 어느 학기에 개설되는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학점인정신청은 1월, 4월, 7월, 10월 네 차례뿐이다. 특채 시험에 맞춰 응시자격을 완성하려면 이 시점을 역산해 수강 계획을 세워야 한다. 체력시험 기준은 공채와 동일하다. 1종 보통 이상 운전면허는 면접 시험일 전까지 취득해야 하는 별도 조건이다. 공채 준비와 병행할 경우 특채 필기 과목이 공채 과목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은 대학을 다니지 않아도 경찰 특채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다. 단, 이 구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과목을 언제 들을지, 자격증을 어떻게 조합할지, 학점인정 신청 시기를 어떻게 맞출지를 미리 그려두지 않으면 학위 취득이 지연되고, 시험 지원 자체가 밀린다. 학점은행제 경찰행정을 선택한 사람과 그냥 공채를 준비하는 사람의 차이는 출발점의 유불리가 아니다. 경로를 먼저 설계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다. 지금 할 수 있는 첫 번째 행동은 전공필수 과목 개설 현황과 다음 학기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