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분야로 진로를 잡은 사람이라면 소방쌍기사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소방설비기사(전기분야)와 소방설비기사(기계분야), 이 두 가지를 모두 취득한 상태를 말한다. 감리, 설계, 시공 분야 채용 공고에서 쌍기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소방시설관리사 응시를 위한 실무경력도 쌍기사를 보유한 상태에서 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막상 시험을 신청하려고 큐넷에 접속하면 응시자격 벽에 부딪힌다. 관련학과 졸업 여부, 경력 유무, 기사 자격 보유 여부. 어느 항목에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소방쌍기사 응시자격이 왜 막히는지, 어떤 경로로 뚫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소방설비기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기사급 자격시험이다. 전기분야와 기계분야 각각 연 3회(1, 2, 3회차) 시험이 실시된다. 응시자격은 국가기술자격법 기준에 따른다. 4년제 관련학과 졸업자, 전문대 관련학과 졸업 후 실무경력 2년 이상, 동일·유사 직무분야 실무경력 4년 이상, 산업기사 취득 후 동일분야 경력 1년 이상이 주요 경로다. 관련학과는 소방학, 건축설비공학, 기계설비학, 안전공학, 건축공학, 전기공학 계열이 해당된다. 비전공자이거나 경력이 없는 고졸 출발이라면 이 중 어느 경로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학점은행제를 통한 106학점 이수다.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에 의거해, 관련 학과 기준으로 106학점 이상을 인정받으면 기사 응시자격이 발생한다. 학점은행제는 학과제가 아닌 학점제이기 때문에, 106학점을 채우면 졸업예정자 자격을 인정받아 시험을 볼 수 있다.
소방설비기사를 취득하면 1급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이 가능하다. 1급 소방안전관리 대상물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대형 건물, 연면적 1만5천㎡ 이상의 건축물 등이 해당된다. 전기분야와 기계분야 모두 보유하면 전기나 기계 어느 쪽 요구사항이 있어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소방설비기사 취득 및 선임 후 1급 대상물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별도의 시험 없이 특급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이 주어진다. 소방시설관리사 응시에도 소방쌍기사는 유용하다. 공무원 시험에서는 소방설비기사(전기)가 전기직렬과 건축직렬 모두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기계분야는 기계관련 직렬에서 가산점 종목에 해당한다. 감리, 설계, 시공 부문 취업에서는 쌍기사가 사실상 기본 요건으로 통한다. 취업 이후 소방기술사, 소방시설관리사를 다음 목표로 설정하는 경력 경로가 일반적이다.
고졸 출발이라면 106학점을 처음부터 채워야 한다. 온라인 수업만 기준으로 학기당 최대 24학점, 연간 최대 42학점이 이수 한도다. 수업만으로 채우면 약 3학기에서 4학기가 소요된다. 독학사를 병행하면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사 응시자격 취득 목적이므로 산업기사 보유자라면 활용할 수 있는 경로도 있다. 산업기사 자격증은 학점은행제에서 16학점으로 인정된다. 두 개를 보유하면 32학점이 확보된다.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증은 8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자격증 병행과 수업을 혼합하면 총 이수 기간이 줄어든다. 2년제 전문대 졸업자는 전적대 학점 최대 80학점을 가져올 수 있어, 나머지 26학점만 채우면 응시자격이 완성된다. 3년제 전문대 졸업자는 최대 120학점 연계가 가능해 학점은행제 의무 이수 18학점만 추가하면 된다. 출발 학력에 따라 필요한 학점 수가 크게 달라진다.
소방쌍기사 응시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필기 준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기사 시험은 필기 합격 이후 실기 원서 접수 기간에 응시자격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없으면 필기 합격이 취소된다. 공부와 자격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본인의 현재 학력, 보유 자격증, 관련 경력을 먼저 점검하고, 106학점 경로가 필요한지, 경력이나 기존 자격증으로 응시자격을 갖출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시험 준비의 첫 단계다. 소방쌍기사에 도달하는 속도를 결정하는 건 시험 실력이 아니다. 응시자격이 언제 완성되느냐가 합격 날짜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