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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겸손함

[테헤란로 펀딩클럽]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2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스물세 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프라이머입니다.


행사는 권도균 대표의 프라이머 소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과 권도균 대표가 함께한 대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테헤란로 펀딩클럽]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1편에서 이어집니다.




임정욱 센터장(이하 ‘임’): 프라이머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권도균 대표(이하 ‘권’): 엑싯할 때 번 돈의 일부를 후배 창업가를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었다. 다만 이렇게 깊이 관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시작할 때는 좋은 팀 있으면 엔젤투자 하는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다 보니 지금이 되었다.


임: 10년 전만 해도 배치 형식으로 뽑아서 교육하고 후속 투자를 받도록 멘토링 해주는 액셀러레이터 모델이 흔치 않았다.
권: 처음에는 교육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2010년부터 엔턴십이라는 한 달 혹은 두 달짜리 창업인턴십 교육 프로그램을 오프라인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수시로 할 수 없어서 대학 학기처럼 일 년에 1~2번씩 했었는데 하다 보니 지금의 배치 형태가 되었다. 졸업한 팀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는데 번개장터가 2010년 액셀러레이팅 첫 졸업팀이었다.


임: 10년간 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떻게 변했다고 보나
권: 과거 대비 정말 성장했다. 팀들을 보면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사업이나 펀딩, 마케팅 등 지식도 상당히 성숙해져 있다. 한국의 좋은 스타트업이 많지만, 앞으로도 많이 나올거라 본다.


49059389261_9d090b2c4c_o.jpg 왼쪽부터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임: 그간 실패한 사례도 보았을 것 같다. 실패한 창업자의 패턴이 있다면 무엇인가
권: 본인 역량에만 너무 의존해 조직이 커지는 시점에 자신의 역량을 뛰어넘는 조직을 만들지 못하거나 자신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투자 타이밍을 놓쳐 비즈니스 성장이 둔화된 케이스가 있다. 창업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겸손함이다. 끊임없이 고객에게 겸손하고, 자신에게 겸손하고, 자신의 사업이 언제라도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겸손이 필요하다.


임: 유니콘 기업을 떠올리면 테크나 소프트웨어, 글로벌 지향 등을 빼놓을 수 없다. 프라이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생활 속 문제를 푸는 팀이 많다. 조금은 다른 접근인 것 같다. 어떤 철학을 갖고 투자하나
권: 물론 좋은 테크기업들도 포진해있다. 개인적으로 트렌드에 따라 투자하고 창업하는 건 조금 늦다고 본다. 남들이 안 하는 걸 발견해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첫 단독 투자를 지향하는 것과 같은 측면이다. 좋은 사업이 꼭 테크에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우리가 먹고, 자고, 즐기고, 노는 생활 속 모든 영역이 좋은 사업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다만, 미디어에서 유행에 따라 스포트라이트를 주기 때문에 착시효과가 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영역에서 혁신을 만들어 기존의 서비스보다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임: 배치당 400~500팀이 지원해서 10팀을 뽑는다. 떨어지지는 팀의 유형이 있다면
권: 과거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는 팀들에도 꽤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숙한 팀들이 많이 지원한다. 매출이 적더라도 트랙션이 있으면 주의 깊게 본다. 프라이머 지원팀은 창업자가 직접 사업을 소개하는 1분 비디오를 올려야 한다. 우리는 창업자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 등이 보고 싶은 건데 가끔 잘못 이해하고 애니메이션이나 직원이 작성한 스크립트로 올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프라이머가 추구하는 본질적 가치와 안 맞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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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정부 지원프로그램은 초기 투자사에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조언해주나
권: 2015~2016년까지는 받지 말라고 했다. 돈의 질로 보면 투자가 제일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소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돈이 떨어졌을 때 사업을 접거나 빚을 내 리스크를 키우는 것보다는 정부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청중 1: 프라이머 포트폴리오 회사와 경쟁 영역에 있는 팀에도 투자하나
권: 가능하면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피투자 기업이 수면 상태일 경우 도전해 볼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 모델이 비슷해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런 때에는 먼저 투자한 팀에 물어본다. 그들이 부담을 느끼면 진행하지 않는다.


청중 2: 뛰어난 인재 영입을 하고 싶은데 연봉 수준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관련해 조언해준다면
권: 좋은 인재라고 해서 무조건 스타트업에 적합한 사람은 아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조직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무리해서 연봉을 주며 영입하기보다는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먼저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청중 3: 4차산업혁명 화두로 공룡기업들의 플랫폼 경쟁이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권: 이미 유행한 것만 플랫폼은 아니다. 스타트업은 남들이 눈치채기 전에 안 하는 걸 해야 한다. 플랫폼이라는 말은 결과물이고, 성공과 동의어다. 예를 들어 너트 만드는 회사도 성공해서 권력을 잡으면 플랫폼이 된다. 모든 기계 회사가 너트 API에 맞춰야 생태계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든지 성공해서 주변 영역의 권력을 잡으면 플랫폼이 된다. 지금 유행 타는 플랫폼에 가봐야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 탈 뿐이다. 물론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남들이 안 하는 영역에서 플랫폼을 만들어야 의미가 있고, 그만큼 열매가 달콤하다고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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