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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GreatMan Apr 05. 2022

그 시절 그 순간

15년 전 3월 3일을 추억하며

얼마 전 중학교 시절 친구를 만났다.

그러니까, 이 친구는 나의 약 17년 지기 친구이다.


간혹 연락해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친구다.

약 4년 만에 본 친구와 반가운 회포를 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다,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추억을 들추어 보았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처음 만나서 우리의 추억을 쌓게 해 준 게임 '스타크래프트.'


나는 엄청나게 잘하지는 못했어도, 매우 즐겨했고,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수시로 챙겨봤다.

오죽하면, 게이머는 되고 싶지 않았어도, 프로게임단 프런트에서 일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으니깐 말이다.


3월 3일은 내 생일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추억도 있는 날이다.

2007년 3월 3일, 내가 좋아하는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인 MSL(MBC Game Star League)의 결승전을 보러 갔다. 당시, 이 친구와 우리는 범계역 쪽에 살았고, 당시 결승전은 어린이대공원 쪽이었으니 굉장히 먼 거리를 여행했다.


(출처 : daily esports)

사실 당시 나는 MBC Game Hero 출신의 김택용 선수가, 왠지 모르게 당시 최고의 저그 선수였던 마재윤 선수를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다수의 언론에서는 프로토스에게 재앙이었던 마재윤을 김택용 선수와 같은 신예가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확률상으로만 봐도, 2.69%의 확률을 가진 김택용 선수의 3대 0 승리. 

하지만, 결과는 이 확률을 비웃듯 3대 0 김택용 선수의 완승. 그리고 이것은 역사가 되었고, 3.3 혁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을 김택용 선수가 해내었고,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말 아쉬운 건, 당시 핸드폰 카메라 같은 것들로 기록해놓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좋아하던 한 중학생이, 어쩌다 보니 역사의 한 순간에 자리했는데, 그 순간이 가슴 한편에 밖에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그 아쉬움이 있지만 가슴으로 추억하는 그 순간 또한 나와 친구에게 애틋함을 더해주는 것 같아 좋기도 하다.


무튼, 친구와 이 추억을 잊지 말고 우리 전통놀이 같은 이 스타판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우리가 지키고 서포트해보자라는 이야기를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친구와의 만남 이후, 나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기록하고, 남기려고 노력하고자 다짐했다.

역시나 시간 때문에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로 다짐했다.


기록하자. 사실 이 글도 며칠 전부터 쓰기 시작해서 이제야 업로드한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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