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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y cozy Oct 22. 2024

부모님 뵈러 뉴욕으로

뉴욕은 부모님이 이민생활을 시작하셨고 뒤늦게 나도 미국 살이를 시작한 곳이다.

 

내가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부모님의 품인 뉴욕으로 들어갔던 다음날 엄마가 차려주었던 집밥 사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계란프라이와 불고기 김치 흰밥을 작은 식탁이 꽉 차게 차려주신  엄마의 집밥에 너무 행복했었다.

부모님의 집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푸근했고  이 집에서 난  숨을 고르며  미국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집 근처에 일할곳도 찾았고 미술 과외도 했다. 부모님 덕분에 렌트비 걱정 없이 착실히 돈을 모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부모님은 어렵고 치열하게  시작했던 그 시절을  이젠 덤덤히 얘기하실 수 있을 만큼  단단하게 뉴욕에서 오랜 세월을 다져오셨다.

최근 엄마가 큰 수술을 두 차례나 하셨음에도 성실히 일을 하시고 매일을 활기차게 사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내 일상을 소중히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야겠단 맘을 먹는다.


 

며칠 전 부모님을 뵈러 뉴욕에 도착했다.

엄마가 차려주신  무김치와 갓 만든 따끈한 어묵볶음, 불고기가 참 맛있었다.

 밥을 먹고 엄마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했다. 엄마가 요즘 추위를 많이 타셔서 내 외투를 벗어드렸는데 어른 옷을 입은 아이같이  엄마의 모습이 귀여웠다.  



내가 오면 뭐라도 다  해주시려는 모습에 난  정작 뭘 해드리는 게 없어 죄송하다. 오늘도 아빠가 안신은 새 운동화를 주셨고 엄마가 안 쓰시고  아껴둔 선크림을 꺼내 주셨다.

 나는 나름 잘할 수 있는 일들로  자잘한 보은을 하는 중이다.

1. 방들, 화장실 청소

2. 벗겨진 곳 페인트칠

3. 마사지해드리기

4. 그동안 엄마가 물어보고 싶던 컴퓨터 기능들 알려드리기

5. 음식 준비 돕기

쓰고 보니 더 잔챙이 같은 보은리스트지만  늘려가야지.


엄마랑 두런두런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함께 동네를 산책을 하고 맛있는 걸 나눠먹는 시간.

가까이 살지 않아서 그런지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의 일분일초가 참 소중하다.


  일을 하시는 부모님의 일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일주일간 사이사이 틈을 타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누나를 위해 시간을 낸 남동생도 함께.

어딜 가볼지 정하진 않았다.

다만 짧은 기간이라 어딜 가던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하고 감사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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