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결과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가 간과하여 놓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저 내 시선으로만 보고 만들어진 생각과 이야기를 주장하기 이전에, 그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것들이 있진 않은지 되짚어 봐야 한다. 대화는 계속되지만 소통은 사라진다. 쉴 새 없이 신경을 건드리는 음악에 예민해져 버리고는 그 누구도 이해하고 싶지 않아진다. 실은 신경이 긁힌다고 느껴지는 것은 음악 때문이 아닌 우리 양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극이라는 탈을 쓰고 주변을 맴도는, 우리가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그 간단하고도 어려운 어떤 것.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우리에게 드러나는 그 잔혹함. 불친절한 것들은 어쩌면 영화가 아닌 이 이야기 속에서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