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이야기
아침 일과가 끝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교하기 위해 줄 서기를 마칠 무렵 – 매일 아침 우리는 두 줄로 서서 학교까지 걸어간답니다. - 원장 선생님은 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들까지 모든 원생을 현관 앞으로 불러 모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클라라는 오늘 세인트 아무 보육원을 떠나게 되었어요. 클라라가 작별 인사를 마치면 이곳을 떠나서도 잘 지내라는 의미로 모두 박수를 치도록 해요.”
나는 아이들 앞에 서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밤새 엄마와 처음 만나면 할 말을 찾느라 작별 인사를 어떻게 할지는 조금도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을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서 나는 손가락만 배배 꼬고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들 무리 속에서 애타게 조를 찾았어요. 조와 눈을 마주치면 뭔가 할 말이 떠오를 것 같았거든요. 미아와 에이든 뒤에 서있는 조를 겨우 발견했지만, 눈을 마주칠 수는 없었어요. 조는 신발 앞코로 바닥을 콕콕 찍으며 딴청만 부리고 있었거든요. 그때 에이든이 심술궂게 말했어요.
“입양 갔다가 말도 제대로 못 한다고 다시 돌아오는 거 아니야?”
그래도 조는 바닥만 내려다보고 있을 뿐 나를 봐주지 않았어요. 나는 슬퍼졌어요. 그때 등교 줄의 앞쪽에서 안나가 뒤를 돌아 외쳤어요.
“클라라는 입양 가는 게 아니야! 클라라의 엄마가 클라라를 데리러 오는 거라고!”
몇몇 아이들이 웅성대며 말했죠.
“클라라는 원장 선생님 딸 아니었어? 클라라 아무잖아.”
“멍청아, 원장 선생님 성은 브라운이야. 아무는 보육원 이름을 따라 지은 성이지.”
“그럼 클라라도 이제 진짜 이름을 찾겠네?”
원장 선생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죠. 그리고 나에게는 그냥 그동안 고마웠고 앞으로 잘 지내라고 말하면 된다고 일렀어요.
“그동안 고마웠어. 다들 잘 지내…….”
나도 조처럼 바닥만 내려다보면서 말했어요. 원장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모두 박수를 쳤고, 박수가 그치자마자 큰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보육원을 줄지어 나섰어요. 마지 부인이 나머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생활실로 돌아갔어요. 원장 선생님은 엄마가 올 때까지 나에게 원장실 소파에 앉아있으라고 했어요.
엄마, 엄마와 나는 누구인가요? 조는 해밀턴이고, 안나는 스미스예요.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각자의 성이 있어요. 하지만 나는 클라라 아무에요. 엄마도 알아챘겠지만, 세인트 아무를 본떠 붙인 성이지요. 몇 년 전 보육원 마당에서 마크와 크게 싸운 적이 있어요. 우리는 서로 바보, 똥개, 등신 등 온갖 하찮은 욕을 주고받았어요. 더는 새로운 욕지거리를 찾지 못한 마크가 나에게 소리쳤지요.
“모두가 집을 찾아 떠나도, 너만은 영원히 세인트 아무에 살 거야! 너는 클라라 아무니까 세인트 아무 보육원이 네 집이지?”
나는 마크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아주었어요. 원장실에 불려 가 눈물이 쏙 빠지게 혼이 난 뒤에, 나는 온몸의 용기를 모두 그러모아 원장 선생님에게 물었어요. 내 진짜 이름이 무엇이냐고요. 원장 선생님은 심드렁하게 대답했어요.
“클라라, 네 엄마가 너를 이곳에 맡길 때 네 이름은 클라라라고만 했단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는 아이를 맡기는 이가 말하지 않는 것을 따로 묻지 않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