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힘이 뭐길래...

힘으로 성공하면 힘으로 망해요... | 사심 史心 인문학 19화

by 지식테이너 김승훈

힘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이 자기를 움직이게 하거나 다른 존재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능력의 정도를 말해요. 눈으로 보이는 물리적인 힘이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도 힘이라 일컫기도 해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과학 이론보다 인문학을 많이 다루는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힘은 후자겠죠? 분량 문제로 물리학과 관련된 내용은 이번 이야기에서는 다루지 않을게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량은 많겠지만).

인문학 관점에서 보더라도 힘의 개념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몸에서 나는 힘은 대체로 근력(筋力, Strength)이라 해요. 군사적인 힘을 말하는 무력(武力, Force), 추리를 통해 미래를 보는 예지력(豫知力, Foresight), 돈이 많을수록 큰 힘을 가지는 재력(財力, Wealth), 사회적 지위에서 나오는 권력(權力, Power), 나라가 갖고 있는 국력(國力, Power) 등이 모두 힘의 의미를 지닌 말이에요.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필력(筆力, Writing Skill)이 있죠. 나 역시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써 보면서 많은 시간의 필력을 쌓은 사람이라 할 수 있죠. 사회에 미치는 힘은 영향력(影響力, Influence)이라고 하죠.

이번 이야기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들 중에서 권력을 중심으로 다루려고 해요. 권력과 재력은 돈, 사회적 지위, 전문적 지식, 명예 등의 요소가 인간관계에 힘으로 작용했을 때 생겨요. 사회적 약자는 이러한 부분에서 힘이 없는 사람들을 뜻해요.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기로 하고… 무력은 개인이나 집단이 갖고 있는 공격력이나 방어력 등을 말하는데, 이를 흔히 전투력(戰鬪力, Combat Capabilities)이라고도 불러요. 집단이 군을 형성할 경우 군사력(軍社力, Military Force)이라고도 하구요. 국력은 그 힘의 크기나 영향력에 따라 그 나라를 선진국, 강대국, 초강대국 등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필력은 글씨의 획에서 느껴지는 힘이나 기운을 뜻할 때도 있고, 글을 쓰는 능력을 뜻할 때도 있어요.


윤석열의 계엄 독재를 막아낸 국회 ⓒ 지식테이너 김승훈 촬영

권력은 다른 사람을 복종 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이에요.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한 강제적인 힘을 가질 수 있어요. 권력은 수직적인 인간관계이며, 물리적 실체가 없어요. 다른 사람의 심리나 행동을 바꿀 정도의 힘을 갖고 있기도 하죠. 권력에 대한 이론은 집단 내부 수준의 이론이 있기도 하고, 국제 관계 수준의 이론이 있기도 해요.

이 권력은 집단의 운영을 누군가 주도해서 이끌어야 할 때 적절히 쓰면 효과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선을 넘게 되면 혼란을 일으키게 돼요. 과도한 인기, 의전, 권한 등 자신을 우월하게 여기게 하는 모든 상황에서 인간은 권력에 도취될 확률이 높아지죠. 정치가 아니더라도 기업, 연예, 스포츠 등에서도 연예인 병, 명장 병, 갑질 등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예죠.

권력은 생물학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데, 도파민의 향상으로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거나 만족감을 유도할 순 있지만 자제력을 잃거나 오만함, 거만함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자아 중심적 사고를 강화할 수 있지만 감정에 둔감해지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요. 또한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로 비판에 대한 저항을 유발할 수도 있죠. 사회적 연결성의 감소와 공감 능력 저하가 일어날 수도 있어요. 또한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니 압박을 느낄 수도 있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로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에 노출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 분산 시스템을 갖춘 제도가 요구되죠. 3권 분립의 원칙도 이를 기반으로 생긴 거예요. 권력을 추구하는 것은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안전성, 사회를 쉽게 개선시키는 힘을 가져다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기심과 비합리적 판단을 이끌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권력의 본질은 그 주변을 에워싸며 외압을 행사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직접 행동해 행사할 수 있는 외압 그 자체임을 잘 모른 채로 높은 곳의 권력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후광반사효과). 이는 사회 계층과 관련된 시민 권력이 사회적 혼란을 통해 드러나는 측면으로도 보일 수 있어요. 물론 이를 차단할 수 있었던 요소로 이미지 정치가 있었어요. 이미지에 따른 권력이나 민중의 가벼운 유동성이 있다는 뜻인데, 정치인들 중 흔히 ‘누구의 사람’이라 불리는 효과 등을 말해요.

물론 계급이 높다고 권력이 반드시 강하진 않아요. 19세기까지는 왕이나 황제의 권력이 정말 강했는데, 이후 공화정으로 바뀐 나라들이 많았죠. 영국이나 스페인,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일본 등 왕이나 황제가 있는 나라는 여전히 꽤 많아요. 하지만, 지금 왕이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입헌군주정으로 왕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긴 해도 의회의 존재로 인해 권력을 갖고 있진 않고 신분만 보장된 거죠.

권력은 겸손했던 사람도 타락 시킨다는 말이 있어요. 가톨릭 구약성경 <열왕기>를 읽어보면 나오는데, 그 유명했던 솔로몬도 말년에는 여자 문제 등이 겹치면서 타락했죠. 결국 솔로몬이 죽은 뒤 왕국은 남북으로 분열되었다가 주변 강국에 의해 패망하게 되었죠. 영웅도 독재자로 만들 수 있는 게 권력의 무서움이죠.


20250118_150642.jpg 법을 악용해 권력을 장난감 다루듯 했던 윤석열, 결국 법으로 망했어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촬영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잠시 활동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도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저항 상대였던 일본에 협력했던 친일파까지 총애하면서 기득권을 보장해주기도 했죠. 이외에도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저항 상대까지 품으면서 권력을 잡는 등 사람의 본성까지도 바꿀 수 있는 게 권력이에요. 물론 독립운동가 중 조지 워싱턴(미국)이나 자와할랄 네루(인도) 등 자신의 나라를 위해 헌신한 정치인도 있어요(네루의 딸 인디라 간디도 독립운동을 한 뒤 인도의 총리가 되어 활동하다가 암살 당했을 정도).

윤석열 씨만 해도 그래요. 검사 시절에 박근혜 정부의 외압을 폭로했다가 좌천되었는데, 이후 복귀하여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비리를 수사하는 등 실적을 올려 검찰총장을 역임하게 되었죠(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씨를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고백했던데…). 그러던 윤석열 씨도 권력의 맛에 빠지면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고, 대통령이 된 이후 권력욕과 독선에 빠지고 말았어요.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야당의 주요 정치인(이재명, 조국 등)들을 탄압했고, 진짜로 독재자가 되려고 비상 계엄을 시도했다가 몇 시간도 안 되어 실패하고 말았어요. 결국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씨는 이후 국회의 탄핵을 받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었고, 현직 대통령 최초로 체포되어 구치소에 들어갔다 나왔고,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파면 되었어요(공교롭게 397년 4월 4일은 성 암브로시오 대주교가 선종한 날이고, 윤석열 씨의 세례명은 암브로시오).

심지어 권력은 혈육까지 부질없게 만들어요. 권력 때문에 가족을 버리거나 죽인 사람도 있어요. 양광(수 양제)은 자신의 심복을 시켜 부친인 양견(수 문제)을 죽였어요. 이방원(조선 태종)은 제 1차 왕자의 난에서 이복동생들을 죽였고, 제 2차 왕자의 난에서는 친형과도 싸웠어요(친형을 죽이지는 않고 유배 보냈으며, 심복인 박포를 죽이는 선에서 끝냈음). 태종은 즉위한 뒤에도 조사의의 난이 일어나자 조사의를 지원했던 부친 이성계(조선 태조)를 상대로 군사를 일으켜 토벌했으며, 이후 왕권의 안정을 위해서라며 자신의 즉위를 도왔던 처남 4형제(민무구, 민무질, 민무휼, 민무회)를 모두 죽였어요. 심지어 태종은 아들 이도가 세종으로 즉위하여 상왕으로 물러난 뒤에도 한동안 권력을 행사하며 사돈심온의 가족들까지 죽여버렸어요(폐세자 이제의 장인 김한로는 폐세자에 대한 책임이라며 귀양 보내는 선에서 끝났고, 자신의 왕권 안정을 도왔던 의형제 이숙번도 식읍을 줘서 지방으로 쫓아내는 선에서 끝냈음). 태종의 손자인 세조도 계유정난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뒤 조카인 단종과 그를 지키려 했던 사육신들을 죽여 버렸죠.

사회주의는 권력의 세습을 지양하였고, 그렇게 무서운 권력을 가졌던 이오시프 스탈린조차 자녀에게 세습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북한의 주체사상은 김일성이 죽은 이후에도 김정일과 김정은까지 3대에 이어 권력을 세습하고 있어요. 심지어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 세습을 위해 고모부인 장성택과 이복 형인 김정남을 죽였어요.

민간 기업에서도 경영 승계 과정에서 형제들끼리 싸워서 갈라지기도 해요. 삼성 그룹의 창업주 이병철 전 명예회장의 아들 3형제가 각자 갈라선 일화도 유명하고, 현대 그룹의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아들들도 각자 싸워서 갈라섰죠.

하물며 나라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이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것도 없죠. 오죽했으면 윤석열 씨가 자신이 뜻한대로 정치가 안 된다면서 독재를 위해 계엄을 이용하려고 했겠어요. 결국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윤석열 씨.


20250401_190440.jpg 큰 깃발 2개가 동시에 등판했던 날. ⓒ 지식테이너 김승훈 촬영
“항상 선하려고 애쓰는 자는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틈에서 반드시 파멸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군주는 선하지 않게 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렇게 배운 바를 필요에 따라서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군주론>(1532) - 니콜로 마키아밸리(Niccolo Machiavelli, 1469.05.03 ~ 1527.06.21)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속한다.”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04.13 ~ 1826.07.04 / 미국 제2대 부통령 1797.03.04 ~ 1801.03.03 / 미국 제3대 대통령 1801.03.04 ~ 1809.03.04)
“세계를 움직이는 비결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강력해지는 일이다. 그 이유는 힘 속에는 오류도, 착각도 없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 1769.08.15 ~ 1821.05.05 / 나폴레옹 1세 재위 1804.05.18 ~ 1814.04.11, 1815.03.20 ~ 1815.06.22)
“무제한의 권력은 지배자를 타락시킨다.”

소(小) 윌리엄 피트(William Pitt Jr. 1759.05.28 ~ 1806.01.23, 영국 제16대&제18대 총리)

이번 편은 윤석열 씨가 12.3 계엄을 선포한 것을 계기로 주제를 정해서 글을 썼어요. 다만 나도 광장에 나가느라 윤석열 씨가 파면 된 이후에나 글의 완성을 봤을 정도로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 함정. 검사 출신의 윤석열 씨는 법을 자기 입맛대로 약용하여 권력을 잡고, 계엄을 통해 독재를 시도했어요. 결국 법을 장난감으로 하여 대통령이 되었던 윤석열 씨는 그 법으로 인해 파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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