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각 안 보고 글 쓰는 법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뒤, 갑자기 든 고민이 있습니다. “회사 이야기, 어디까지 써도 괜찮을까?”
이 질문은 글쓰기의 본질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직장인의 커리어 글쓰기는 ‘나의 일 경험’을 담는 데서 시작되지만, 그 경험은 결국 ‘타인과 조직’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글을 쓰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반드시 이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회사 이야기는 공감을 부릅니다. 같은 회의, 같은 보고, 같은 피드백을 겪은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알게 될 때 우리는 위로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 팀장의 입장에서 느낀 고민, 신입 시절의 시행착오 같은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중요한 건 기록의 책임감입니다.
회사 이야기를 쓸 때는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습니다.
특정 인물의 실명이 노출되지는 않는가?
조직의 기밀이나 민감한 정보는 아닌가?
비판이 아닌 ‘기록’의 관점에서 쓰고 있는가?
실명이 아니라도 묘사를 통해 누군지 유추할 수 있다면 수정이 필요합니다. 매출, 전략, 인사 정보 등은 외부에 공유되어서는 안 되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회사를 비판하는 글은 순간의 감정은 해소될 수 있지만, 커리어 글쓰기라는 큰 맥락에서는 독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습니다.
제가 글을 쓸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이 일을 나 혼자만 겪은 게 아니라면, 어떤 사람이 읽어도 보편적인 교훈이 되게 쓴다"는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팀장으로서 팀원과 갈등이 생긴 경험이 있다면, ‘그 팀원이 왜 그랬는지’를 파고들기보다는 ‘그때 나는 어떤 태도를 선택했는가’에 집중합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교훈은 남는 글이 됩니다.
직장에서 겪는 일은 곧 나의 일부가 됩니다. 그 경험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용기 있게 꺼내보는 것이 커리어 글쓰기의 시작입니다. 무엇을 쓰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회사의 이름은 가려도, 나의 고민과 성장의 흔적은 독자에게 깊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이야기를 쓰는 건 결국, 나라는 사람의 커리어를 기록하는 일이니까요. 우리의 커리어가 담긴 글은, 누군가에겐 큰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