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피의 환영

새로운 삶은 고통에서 태어난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아주 오래 전에 꾸었던 꿈이다.

이제와서 보면,

선행적 이미지(anticipatory image)라는 생각이 든다.




꿈을 꾸었어.

선혈이 낭자한 꿈을 그것도 깨어 있을 때,

백일몽이라고 해야하나 환영이라고 해야하나.


운전을 하는 중이었어.

너무나 선명하게 그가 목에 칼을 맞고

선혈이 사방으로 계속 뿜어져나와서 모든 것이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어.

그래서 나는 대동맥이 찔린건가라고 생각했어. (아, 나는 T는 아닌데...)

그 칼이 그가 휘두른 건지 아니면 타인이 그런건지는 모르겠더라.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앞에 있는 도로를 주시했어.

그런데 다시 그 환영이 시작되었어.

마치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보기 하는 것처럼

그는 목에 칼을 맞고 피가 사방으로 넘쳐나는거야.


그리고 그의 가까이에 어떤 여자가 서있었어.

그녀도 그 피를 맞아서 흘러넘치고 있었어.

그녀도 다친 건지 알수는 없지만

존재감도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저 여자라는 느낌 정도였어.

바닥에는 흥건하게 피의 연못이 생겼어.

그런 환영이 세네번 반복되다 끝났지.


매우 강렬한 환영을 통해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졌어.

모든 것이 끝났다는 의미일까.



“새로운 삶은 고통에서 태어난다.”

“그대의 충격과 의심은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에서 새로운 삶이 태어난다.”
— 칼 융, 『레드 북』, Liber Novus



“재생의 욕망은 삶의 불가피한 일부다.”

“리비도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삶의 위험과 궁극적인 소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삶을 이끌지 못한다면, 그것은 다른 길을 통해 되돌아와 자신의 깊은 곳으로 침잠한다.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불멸성에 대한 오래된 예감으로, 재생에 대한 오래된 갈망으로 내려간다.”
— 칼 융, 『상징의 변형』



만약 뭔가의 예지몽이라면,

그도 그의 세계가 부숴지고 다시 차원의 상승을 맞이하길.

고통스럽겠지만

때가 되면 그 또한 용감할거라 생각해.


"그러므로 그대여,

이제는 슬픔이나 죄책감 없이,

그대 자신의 길을 가라.

죽어가는 것은 죽어야 한다.

그대가 살아야 할 삶은, 이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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