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가끔 볼 때가 있다.

특정인의 미래라서 별 쓸모도 없고 아는 척 하지도 않는다.

by stephanette


가끔

사람을 보면

그 내면이 이미지로 보일 때가 있다.

주로 사물로 보인다.

구겨진 택배박스라거나

은빛 펜싱 나이프라거나

가끔은 향으로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의식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보는 것이다.


또 가끔은

특정 부위가 아프기도 하다.

곁에 있는 사람의 아픈 부위가 같이 아프다.


이런 능력은

생각해보면 유전이다.

엄마도 할머니도 그랬다고 한다.

기도를 하거나 수행을 하는 시즌에

유독 심하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약간 점멸하는 불빛처럼 간혹가다

문득 보게 되는 것이다.

눈 앞에 마치 그 물체가 있는 듯이

약간 흐리게 그러나 매우 선명히 보인다.


그리고 또 가끔은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

한동안 브런치에 글로 쓰기도 했다.

특정인의 미래에 대한 글


글쎄 아직 그 미래는 안왔으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미 지나간 미래에 대한 환시는 다 맞았었다.


카산드라의 고통처럼

누군가에게 일어날 일을 미리 아는 것은 고통이다.

그다지 좋지 않은 미래라면 더더군다나.


상대에게 말로 하진 않는다.

말해본댔자 그다지 좋을 일이 없다.


문득 저녁이 되니

연락을 해서 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몇년 몇월에 파국적인 일이 생길꺼라고. 흠…

그러나 뭐 참아보기로 한다.

안다고 해서 다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나 혼자 답답할 밖에 없다.


내가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피하게 되었는지

그걸 내가 본 미래 때문이라고 말해본댔자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십상이니까.


남의 미래에 휘말려서 같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

피하려고 해봤으나

그게 미리 안다고 해서 쉬이 피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답답해서

적어본 글이다.

진짜 어쩔 땐

내 행동의

이유라도 속 시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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