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몸으로 하는 글쓰기에 대해

프랑스 Écriture Féminine와 해체주의의 계보

by stephanette

글쓰기를 하다가 가장 행복할 때가 있다.


그 이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주제를

마침내 이해하게 될 때이다.


최근 10편이 넘는 소설을 썼다.

닥치는 대로.

늘 그렇듯이 맥락도 구성도 없다.


그냥 썼다.


글은 나를 통해 밖으로 나왔다.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계속해서 말하는 이유가 있다.

그런 방식을 통해서야

비로소

내 안에 있는 무형의 공간,

말해지지 못한,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바로 그것이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몸으로 하는 글쓰기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의 감각으로 먼저 느끼는 것.


가려진 어둠 속에 있던 그 무엇.


나는 소설을 쓰고 나서

내가 무엇을 쓰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메두사의 글쓰기 시리즈로 썼다.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문장들이

한 문장 한 문장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 황홀감이라니.


왜 현상계 이야기를 한 것인지

상징계 이야기를 한 것인지.

몸, 무의식, 이미지, 꿈, 감각, 어둠이

글쓰기 안으로 들어와야 했는지.


브라보!

브라보!


몸 고생을 해서 글을 쓴 보람이 있었다.


나는 매우 행복해졌다.


우선, 중요한 것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쓰고

또 쓰고

또 쓰는 것.


검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상징이든

이미지든

그림이든

글이든.


무엇이든 먼저 밖으로 꺼내는 것.


그리고 나면 알게 된다.

그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형체를 갖추지 못했던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글쓰기는 언제나 이해보다 먼저 온다.



글쓰기는 표현이 아니라 발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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