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르담 소설 속 문장들>
글쓰기의 종착점이 소설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 어쩌면 '소설'은 종착점이 아닌 출발지이며, 그게 아니라면 다시 돌아오는 회귀점일는지도 모른다.
삶은 소설과 같고, 소설은 삶과 같기 때문이다.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라는 말은, 우리네 인생이 마치 소설과 같다는 점과 그 소설을 써 나아가는 것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에서 착안한 말이기도 하다. 하루하루가, 인생이라는 소설책의 한 장 한 장과 같지 않은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소설이 즐비하다.
이것도 쓰고 싶고, 저것도 써보고 싶다. 다만, 당장 그것들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게으름의 변명일 수도 있고, 먹고사니즘에 치이는 보통 사람의 사유이기도 하다.
다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들은 적어놓으려 한다.
앞으로 쓰게 될 소설에 필요한 문장들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라 해두자. 언젠가, 어느 소설엔 쓰일 문장들이고 어쩌면 그것들이 나에게 먼저 찾아온 것일 수도 있겠다. 좀 흥미진진하긴 하다. 어떤 소설의, 어떤 문장들이 나를 미리 찾아온 것일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는 소설이고, 알 수 없다는 것 또한 소설의 묘미 아닌가.
끝까지 읽게 만드는 소설의 힘은 알 수 없는 것에서 오곤 하니까.
소설의 끝을 알 순 없지만, 그 시작은 바로 지금부터 인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