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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Feb 23. 2018

슈퍼루키 강의 후기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다

그래서, 슈퍼루키의 비전은 뭔가요?


슈퍼루키란 이름은 낯설었다.

하지만, 그 이름을 유추해보건대 아마도 우리 젊은 친구들을 도와주려 한다는 감은 왔다. 역시나, 슈퍼루키는 '대학생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란 목적의 스타트업. 처음은 나의 글을 콘텐츠로 공유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상업적 용도가 아니라면, 그리고 젊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써도 좋겠다고 흔쾌히 동의했다.


그리고 발견한 멘토 프로그램. 그저 '글'만이 아니라, 직접 그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글에 녹아 있는 '뜻'을 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역시 흔쾌히 동의하고 매니저님과 면담을 가졌다. 어떤 주제로 누구에게 강의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

나는 물었다.


슈퍼루키의 비전과 목적은 무언가요?


최근 들어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는 건, 그들의 출발점은 '문제 해결'에 있다는 것이다. 이익만을 목표로 하는 보통의 기업과는 다르다. 그래서 성공하고, 또 그래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난 그 접근 방식이 좋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젊은 친구들의 가이드가 되어 주는 것, 그리고 그 역량과 비전을 함께 키워 주는 것. 같이 고민하고, 같이 문제 해결을 해 나아가는 것. 적어도 내가 느낀 비전과 목적은 그랬다. 내가 만난 매니저님 또한 그것에 반해 입사를 했다고 눈이 초롱초롱해서 말했으니 내가 그 진심과 열정에 안 넘어가려야 안 넘어갈 수가 없었다.


나는 그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싶다


취업난과 요즘 젊은이들.

나도 그랬다. 나도 '취업난'을 겪었고, 또 나도 수많은 선배들이나 상사들에게 있어 '요즘 젊은이'였다. 대학생이었고, 어설프게 양복을 맞추어 입고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파란 젊은이. 그리고 그 사회에서 내가 받은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사람은 역할 변화가 일어날 때 가장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갖는다. 그 역할 변화가 자의적인 것이 아닌 타의적인 것일 때 더 그렇다. 군대를 가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고 3이 되는 것도 그렇고,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 등.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의 역할 변화 또한 삶에 있어 큰 충격이다.


그런 나의 경험을 우리 후배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다. 직장에 들어와 했던 수많은 고민, 회의감과 좌절감. 어서 빨리, 더 늦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직하거나 퇴사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과 조급함. 돌아보니 잘 참아왔던 것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그래서 잘 했던 것은 물론, 잘 못했던 것도 전해주려 한다.


하지만, 매니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슈퍼루키를 찾는 우리 젊은 친구들은 사실 그러한 단계가 아니라 그보다 더 앞 단계인 취업에 목이 마른 친구들이라는 조언을 줬다. 그래, 맞는 말이었다. 취업을 해야 뭔가 고민하고 회의할 것일 테지. 취업을 앞두고 있는 우리 젊은 친구들에겐 그러한 고민도 사치가 된 시대다. 마음이 아팠다. '역할 변화'에 대한 마음 가짐을 준비하기보다 취업을 할 수 있는 '기술'에 더 집중을 해야 하는 때.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기에 나 또한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실제 젊은 친구들이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강의를 하되, 중간중간 내가 직장에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녹여 넣기로.


슈퍼루키들과의 첫 만남


2월 10일 토요일 아침.

해외 주재를 마치고 온 지 한 달도 안되었던 한국의 아침은 참으로 매서웠다. 직장 내/외에서 강의 경험과 면접관의 역할을 했었음에도 슈퍼루키에서 만날 젊은 친구들을 생각하니 오히려 내가 다 긴장이 되었더랬다. 더구나, 일요일 아침에 일정의 강의료를 지불하고 부지런하게 나오는 친구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 일까도 궁금했다. 일부러 강의 시간을 주말 오전으로 잡은 이유도 있었다. 일정의 이유도 있었지만, 주말 아침 자신의 앞날을 고민하며 그 차가운 공기를 뚫고 달려오는 젊음의 열정. 그것을 보고 싶었다. 주말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것은 매우 좋으니까.


서먹서먹, 쭈뼛쭈뼛 하나 둘 들어온 친구들에게 전공과 이름을 쓰게 했다. 그렇게 시작된 강의. 나는 되도록 많은 것들을 전달해주고 싶었다. 기술과 지식뿐 아니라, 경험과 조언 그리고 공감까지. 저성장의 시대, 취업이 힘든 건 젊은 친구들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합리화해서 노력을 하지 않거나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해서 앞으로 나아가자. 그리고 앞으로 겪게 될 역할 변화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지금의 간절한 고민을 생각하며 취업이 되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자. 실무 강의와 면접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져야 할 역량에 대한 실용적인 것들과 더불어 진심을 얹었다. 그리고 그 젊음들은 하나 둘 마음을 열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며 약속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말았다.


나는 이 친구들에게서 곧 좋은 소식이 올 거라고 믿는다. 그 아침에 만난 빛나는 열정과 간절함의 눈동자들이 그럴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사실, 나는 그다음이 더 궁금하다. 취업을 하고 초심을 잃진 않을까. 분명히 많은 부침이 있을 것이고, 생각한 것과 달라 아등바등할 텐데.


취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자 과정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했다. 취업은 끝이 아닌 과정이라고. 또 다른 시작이라고. 당장 원했던 회사에 못 들어가거나, 들어갔더라도 원했던 일이 아니라도 견디라고. 정말 아닌 곳이라면 나와야겠지만, 이도 저도 확신이 들지 않으면 버티라고. 적어도 3~4년 다니고 대리는 달고 나오라고 말이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다 보면 지쳐 그다음을 생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신이 원했던 것과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경험을 하든, 아마 그것은 긴 사회생활 어느 자락에서 분명 쓸모가 있을 일이란 걸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돌아보니 그땐 몰랐지만, 그땐 좌절했고 쉽사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지만 버티고 버틴 시간들이 오히려 앞으로 나아갈 계단을 하나하나 만들어 주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곳이 직장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때론 회사와 직장을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 활용법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낼 때 배울 수 있다.


내가 처음 만난 우리 슈퍼루키들, 그리고 앞으로 만날 우리 젊은 친구들 모두 잘 할 거라 믿는다. 잘 될 거라 믿는다. 나도 잘 해서 많은 것들을 전해주고 싶다.


또다시, 강의는 내가 했지만 배운 건 내가 더 많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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