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굴러가는 세상이라면, 내 페이스대로 나아가 보는 것
그것은 삶이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한다. 때론 우리가 알아서 나아가지만, 대부분은 등 떠밀려 뛰거나 걷는다. 그것이 또 삶이다. 준비가 안되어 있어도 오늘의 해는 지고, 내일의 태양은 떠오른다. 언제나 희망이 가득한 사람에겐 그것이 즐거움이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이에게 그것은 곤욕이다. 이 세상 어떤 사람도, 매일매일 희망에 부풀어 있거나 순간순간을 완벽히 준비하진 못한다. 고로, 삶은 모두에게 간혹 희망이자 대부분 곤욕이다.
시간을 붙잡을 수 없으니, 스스로를 멈춰야 한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시간의 연속성에 따라 내가 멈춰도 모든 것은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만이 멈출 수 있다. 아니, 멈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멈춰 쉴 줄 알아야 한다. 멈췄는데, 나를 앞서가는 것들을 바라보며 불안해한다면 그것은 '쉼'이 아니다. 그것은 '도태'다.
그것이 '쉼'이든 '도태'든, 따지지 않고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지쳤을 때다. 또는,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때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맞는 방향으로 걷고 있는가. 당장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을까. 꾸준히 해오던 일들이, 앞으로의 나를 구원할 것인가.
굳이 내가 찾지 않아도, 내 상태를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같은 고민을, 나보다 더 깊게 한 그 사람의 말은 위로를 넘어 깨달음을 선사한다.
멈출 거면 쉴 줄 알아야 하고, 어차피 갈 거라면 천천히 가더라도 쓰러져 널브러지지는 말아야겠단 생각이다. 재능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재능이 생길 때까지 이루는 것. 멈출까 말까를 고민하기보단, 그 혼란을 즐겨 보는 것. 고민보다는 그냥 달리는 것. 내가 멈춰도 어차피 굴러가는 세상이라면, 내 페이스대로 나아가 보는 것.
그 깨달음은, 반 고흐 편지의 몇 문장으로부터.
그리고, 연아 선수와 같이. 그냥 하는 거.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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