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디자인한다고?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겠지만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인이 빠져 있다. 집을 짓거나 제품을 만들 때는 반드시 먼저 설계(디자인)부터 시작하지만 서비스는 유독 그냥 그대로 하면 된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정서가 디테일에 워낙 약하고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서 그렇다. 당연하게도 지난 40년 동안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먹고 살기에 바빠 어떻게든 결과만 번듯하면 된다는 목표 지상주의가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방법으로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최근 강신일 품서비스디자인학교 교장은 품서비스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다. 품은 품앗이의 줄인 말인데 이는 예전 농경시대에 농촌에서의 비교적 단순한 주고받는 노동 형식이다. 강신일 교장은 1990년대 초 10년 이상 일본능률협회 컨설팅 부문에서 갈고 닦은 실력과 경험으로 지난 20년 간 한국, 일본, 중국에서 대기업을 비롯한 200여개 기업을 컨설팅한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가 지금 우리나라 서비스의 현주소를 적확하게 진단하고 저성장, 청년실업, 인생이모작이 매우 큰 이슈로 부각되는 지금, 미래를 위한 결정적 핵심역량을 위해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한 서비스 디자인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품서비스 디자인은 중앙이나 지방 정부의 지원 없이도 얼마든지 민간 차원에서 시작할 수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만 무슨 일이든 우선 눈에 보여야 가능한데, 다행히도 강신일 교장의 다양한 일본에서의 경험이 서비스 디자이너에게 일대일 또는 그룹 코칭을 가능하게 해준다. 비록 민족적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와 일본의 관계이지만 그들의 디테일과 장인 정신은 우리가 꼼꼼히 살피고 배워야 한다. 독일에 유독 히든 강소기업이 많고 그들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가 세계 일류가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의 끈기와 근면성 그리고 사소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탄탄한 기본기가 핵심이다.
서비스 디자이너에 가장 적합한 인적 자원은 역시 시니어들이다. 그들은 세상을 좀 살아봤고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에 직장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의지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주변에 디자인이 절실한 다양한 서비스 업종을 경영하는 오너들이 있다. 그들에게 왜 서비스 디자인이 필요한 지와 어떻게 디자인을 하는 지를 알려주면 얼마든지 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일거리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강신일 교장과 함께 한다면 당장이라도 할 일을 찾아낼 수 있다.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면 내수시장 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서비스 디자인은 사회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