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라는 말만으로도 까치는 좋은 새였다. 과수원 최대의 적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까치의 이미지는 괜찮다.
어느 날 흰 까치를 봤다. 까치를 국어사전에서는 희작(喜鵲)과 동의어로 설명한다. 예로부터 흰색을 길조로 여겼는데 백작이라니 요놈을 반드시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망원렌즈가 없다. 뭐 작품 사진 찍을 것도 아니고 휴대전화기로 대신해도 무방하다. 먼 곳에 내려앉은 것을 확인하면 살금살금 다가가 일단 한 컷 누르고 다시 조심조심 다가가면 날아가 버리기 일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더니 백작을 잡으려다 허공만 찍어대길 몇 차례.
드디어 어느 정도 형체를 알아볼 만한 거리에서 잡는 데 성공! 그 기쁨이라니. 비록 망원렌즈로 선명한 아름다운 모습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잡았으면 잘했다고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