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적응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나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고, 그 마음이 왜 이 사회 안에서 자주 다치고 위축되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가다 보니,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곁에도, 그리고 당신 곁에도, 말하지 못한 상처와 감추어진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적응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 어떤 말이 버거웠고, 어떤 자리가 불편했으며, 어떤 관계에서는 애써도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졌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때조차 그 불편함을 나의 문제로 여겼고, 더 노력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사회가 던진 기준은 날카로웠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삶은 흔히 '부적응'이라는 말로 정리됐다.
그러나 지금 나는 믿는다. 적응하지 못한 것이 곧 실패가 아님을. 오히려 그 적응하지 못한 시간들 덕분에 우리는 더 깊이 고민하고, 더 간절히 연결을 갈망하며, 더 인간답게 살아가려 애쓸 수 있었다고. 이 책이 그 마음을 담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떤 독자는 이 글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릴 수도 있고, 또 다른 독자는 현재의 자신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미래를 향해 조금 더 따뜻한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그 어떤 방식으로든 이 글이 당신에게 닿았다면, 우리는 이미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삶은 완벽하게 적응해서 살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때로는 어긋나고 흔들리면서도 그 속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여정이다. 이 여정을 함께 걸어가 준 당신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버티고 있는 또 다른 당신에게,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도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