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내면아이와 마주하는 시간
내 안에는 여전히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무서운 말을 들으면 주눅 들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혼자 울고,
조금만 무시당해도 세상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끼는 아이.
그 아이는, 어릴 적 상처받고 멈춰버린 감정 그대로
지금의 나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 아이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다가와서
“너 그때 정말 힘들었지?”라고
한 번쯤 안아주기를.
하지만 이제 와서야 깨닫는다.
그 누군가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지금의 나 자신 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연습을 시작했다.
감정을 밀어내는 대신
말 걸어보는 연습.
“지금 슬펐구나.”
“그 말 듣고 마음 아팠겠다.”
“괜찮아. 이제는 내가 네 편이야.”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럽다.
마치 혼잣말 같기도 하고, 의미 없는 자기 위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말을 한 뒤에는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상처를 없앨 수는 없다.
기억을 지울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상처를 보는 눈은 바꿀 수 있다.
그때의 나를 탓하는 대신
그 아이가 얼마나 버티며 견뎠는지를
이제라도 인정하고 다독여주는 것.
그게 위로이고,
그게 회복의 시작이다.
내면아이를 위로하는 건
거창한 자기 치유 프로그램이 아니라,
매일 내 감정을 놓치지 않고
하루에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내 편이 되어주는 일이다.
나는 지금도 불안하고, 때때로 외롭고,
가끔은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흔들린다.
하지만 이젠 괜찮다.
그 마음을 안아줄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