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해질수록 더 시끄러운 이 재난영화.
Hindsight is 20/20(미국식 시력 평가로 1.0에 해당)라는 말이 있다. ‘돌아보는 시력은 좋다’ 즉, ‘돌아보고 말하는 건 쉽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오래 고민하고 결정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정’되어버리는’ 걸 보니, 외려 제반된 모든 배경이 이리 이른 길을 돌아보아도 무엇 하나 설명되는 건 없어 더 허탈하기만 하다.
생각해보면 그랬다. 내가 뭘 잘못한 것보다 내가 손 쓸 수 없는 무기력이 더 힘들 때도 더 많았다. 어디선가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탓을 하는 거라는 말도 읽은 적이 있다.
흔히 ‘내 인생 드라마 같다’는 말이 말이 안 되는 이유가 현실이 원래 더 재미없는 거라서, 아무리 말 안 되는 막장도 때로는 현실보다는 말이 되는 거라서.
이게 드라마 같았으면 진짜 뭐 이렇게 칙칙하고 전개가 느려 비누하고 마스크 회사 협찬인가 하고 꺼버렸을 텐데.
진짜 재미없어 그런데 안 꺼져.
제발 누가 좀 꺼 줘, 이거,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