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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ry wany Feb 24. 2021

작전주에 대한 이야기 (2)

무자본 M&A와 바이오 테마주

앞서 언급했던 사례는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정말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단의 차트는 현재 상장되어 있는 한 기업의 것이다. 해당 기업의 사례를 조금 각색하여 현실에서 어떻게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볼까 한다.  


참고: 금융감독원 자료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한 기업의 주가 흐름 차트

앞선 (1)에서 언급했던 무자본 M&A 사례-바이오 테마 작전주와 위 기업('알파 해운')의 주가 흐름은 대체로 유사한 흐름 속에서 움직였다. 기업 내외부로 여러 문제가 불거졌다가 주주 혹은 기업 경영자가 변경되고, 바이오 회사를 인수하는 등의 바이오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그에 맞춰 주가가 크게 띄는 형태였다. 이를 A-B-C-D시기로 구분해 보았다. 대체로 각색한 사실 위주로 서술하며 사이사이에 생각을 간단하게 포함하는 식으로 서술할까 한다.  




A 시기 - 준비기

기업은 일정한 내용을 반드시 공시하게 되어 있다. 전환사채 유상증자는 물론 주주총회 결과 이사 선임 및 해임 등, 사업내용 변경 등 꽤나 많은 내용을 꼼꼼히 공시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에 대한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단순히 회사의 사업내용이나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공시 내용들을 유심히 챙겨봐야 한다.


공시들을 살펴보면 알파해운에게 묘한 움직임을 A 시기부터 관찰할 수 있었다.  


1) 경영권 분쟁 소송

일반적인 분기, 반기, 연간 공시 이외 특별할 것 없이 사측 업무를 공시해오던 알파해운에서 갑자기 경영권 분쟁 소송의 제기 및 신청에 대한 공시를 올리고 관련 공시를 지속적으로 올렸다. 소송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경영권 분쟁이라면 장내외에서 회사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바탕으로 의결권 행사에서 경영권을 가져오려는 경쟁이 떠오르는데 법정 분쟁으로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형태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리고 얼마 뒤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법정에서 승리한 사람들에 의해서 주주총회가 개최된다는 소식이 공시를 통해 알려진다.


2) 잦은 주주총회 개최와 이사 교체  

경영권 분쟁이 끝났음을 알리는 주주총회 이후 지속 반복적으로 잦은 주주총회 공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이사들을 대거 해임하고 신규 이사를 취임시켰다. 여기서 교체된 이사들의 면면이 다소 눈에 띈다. 기존 이사들의 경력사항은 관련 산업 혹은 전문직(회계사, 변호사 등) 출신의 임원들이었다면 이번에 선임된 이사들의 경력은 대부분 투자회사와 관련된 직군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직이 투자회사 출신보다 더욱 우수한 경영을 할 것이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등 회사 내외부에 문제가 많았던 상황에서 주주나 외부 투자자에게 신뢰성을 전달하기 위해서 전문직 혹은 교수 출신 등의 임원 영입보다 재무 전문가가 기업 경영진으로 들어오는 것은 다소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이 된다.


3) 사업 목적 변경

이런 대규모 인사 교체 이후 새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 변경을 주주총회에서 의결했다고 공시한다. 기존 해운업에서 바이오산업(의약품 제조 및 판매) 진출로 사업 목적 변경을 의결했다는 것이다. 해운업에 오랜 레퍼런스를 가져왔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상장된 기업이 오랜 영업 부진 끝에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도 판단할 수 있으나 바이오라는 고도의 전문영역으로 해운업 기업이 진출한다는 것은 경영전략의 측면에서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체로 이러한 과정이 대략 반년에 걸쳐 대부분 일어났다.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기업이었기 때문에 기업 내외부에 큰 변화가 있었음에도 시장에서는 크게 주목하지 않아 주가는 A구간에서 보이듯 큰 움직임 없이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소송과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공시
이사회 교체와 신임 이사진의 경력



B시기 - C시기 - 시세 분출기


1. 사명 변경과 시세 분출  

이런 과정 끝에 '알파해운'은 '감마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고 공시한다. 이 공시와 함께 시세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다. (B시기) 그리고 얼마 간의 조정기를 지나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투자한 바이오 회사에서 개발 중인 약물이 우수한 효능이 입증되었다는 식의 호재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며 기업의 주가는 재차 급등하게 된다. (C시기)


이 부분에서 개인적으로 B-C를 구별한 것은 시세 조작 세력들이 조작을 하는 방식에 대해 간접적으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B시기와 같이 단순히 사명을 변경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졌다고 주가가 2일 연속 상한가를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건실한 기업 운영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우 위험한 경영의사결정을 한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1)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주가조작 세력은 어디까지나 시세조정을 통해 이익을 봐야 하는 집단이지 우수한 경영성과를 내는 집단이 아니다. 이를 고려해 다시 생각해보면 이틀에 걸친 상한가는 시장에 대한 일종의 시그널링으로 볼 수 있다. 투기적인 투자자들에게 급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테마주로서 혹은 작전주로서 추가적인 급등이 가능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시장에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일종의 마케팅이라고도 보인다. 그렇게 시장에 관심을 환기시킨 이후 호재성 기사와 함께 본격적인 시세 분출을 시도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A 시기를 마케팅의 기간이었다면 비용이 지출되었을 것이다 추측했다. 시장에 투기적인 투자자가 어느 정도로 있는지는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위치가 못되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우나 대부분 프로그램을 이용한 자전일 것이라 판단해 연이틀의 상한가는 일종의 비용지출의 개념이었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 비용 지출을 만회할 수익은 물론이거니와 반년이 넘는 A 시기 동안 들인 노력의 결실을 위해서라도 준비한 재료를 활용해 시세분출을 더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완성된 차트를 보며 결과론적으로 역 추리하는 것이고 이마저도 불분명한 것이 사실이나 일종의 지적 유희와 같은 놀이로 생각을 해보는 차원에서 상상해보는 것이다.


바이오로 사업목적 변경 공시와 진출한 바이오 회사 호재성 이슈에 대한 기사들


D시기 -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및 시세 조작


1. 그리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이렇게 큰 시세 변동을 겪고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려앉는 와중 기업에서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공시를 낸다. 결국 시세 분출로 관심을 갖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그대로 주식 가치 훼손의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신뢰가 훼손되어가는 중에 또다시 바이오 기업에서 호재가 발생했다는 기사와 함께 시세가 분출되며 또 다른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이렇게 적고 나면 나조차도 패턴이 반복되는데  사람들은 투자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매우 정형화된 일부의 경우이며 훨씬 다양한 형태, 위험한 매매 움직임을 보이며 움직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종목 투자에 매우 신중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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