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
“크, 크루즈?? 그거 은퇴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 가는 여행 아냐?”
크루즈 여행을 권하자마자 보인 언니의 반응이었다. 당연했다. 십 년이 지난 지금도 ‘크루즈 여행’이라 하면 대부분 타이타닉 같은 호화 여객선이나 노부부가 은퇴 후 즐기는 황혼여행 같이 생각하니까 말이다.
난 곧장 ‘크루즈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파했다. 여행사에서 받은 자료와 검색정보가 바탕이 되었다. 언니는 미심쩍은 반응을 보이더니 스스로 검색을 해본 눈치였다. 어쨌거나 언니와 엄마는 첫 크루즈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고, 이후 우리는 공통적인 질문을 받게 된다.
첫째로는, 안전하고 편합니다. 둘째, 편하고 안전해요. 셋째, 세상 편하고 진짜 안전해요!
해외여행에서 제일 귀찮은 것은 짐 풀고 다시 싸기, 제일 불편한 점은 캐리어 끌고 이동하기라고 생각합니다. 크루즈 여행은 이 두 가지를 한방에 해결해줘요. 첫날 승선하면 모든 짐을 풀고 하선할 때까지 즐기기만 하면 되거든요. 여행 갈 때 짐은 무조건 가볍게 하라는 말은 크루즈 여행에는 해당되지 않아요. 맘껏 가져와서 예쁜 사진 많이 찍을 수 있어요.
게다가 오늘은 로마였는데, 눈 떠보면 바르셀로나?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 실제 경험하면 말도 못 하게 신나지요!!
선사나 노선에 따라 노년층 비율이 많은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커플 단위 여행객이고 단체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예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원하는 목적에 맞춰 선사를 고르실 수 있어요.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하게 할게요. 그리고 편안함과 안전을 중시하는 노년층이 선호하는 여행이라면, 이 이상의 여행은 없겠죠 :)
크루즈 요금에는 숙박, 식사, 팁이 기본으로 포함됩니다. 수영장과 운동시설, 각종 프로그램과 쇼도 당연히 즐길 수 있고요. 단, 스페셜티 레스토랑과 주류, 쇼핑, 카지노는 추가금액이 발생하며 선사에 따라 룸서비스를 유료인 경우도 있어요. 요금에 포함된 항목과 기항지 이동 차비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자유여행보다 저렴할 수도 있어요! 북유럽 크루즈를 선택했던 이유도 비싼 물가 대비 경제적인 여행이었기 때문이에요.
파도가 심한 곳을 지나갈 때는 배가 많이 흔들리지만, 대부분은 거의 느끼지 못해요. 규모가 큰 배는 20만 톤이 넘기 때문에 안정적이에요. 실제로 쿠바 여행을 했던 아자마라 선사의 저니호는 3만 톤인데도 흔들림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요.
알래스카와 남미 여행을 할 때 파도가 심해 하루 정도 멀미를 했는데, 그럴 땐 뷔페에 있는 그린애플을 드시면 효과가 있어요. 게스트 서비스에서 멀미약을 제공하거나, 매점에서 멀미 밴드도 판매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날은 해상일이에요. 하루 종일 망망대해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크루즈 선사에서는 고객들이 심심할까 봐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합니다. 운동, 세미나, 게임, 댄스 및 요리 강좌, 쇼 등을 즐기다 보면 하루가 모자라요.
기항지 관광을 나가는 일도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배에서 놀멍 쉬멍 하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