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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주 Jan 30. 2022

힘들 때 날 붙잡아 준 노래 Best 6

This too shall pass, 지나간다

음악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자주 먹던 어린 시절의 음식을 한입 먹은 것처럼,

음악은 시간 멈춘 듯

우리를 추억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을 들으면 마스크를 쓰기 전인 대학생 시절의 여의도 윤중로가 떠오르고,

가수 이승기과 김연아 선수가 부른 <Smile boy>를 들으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의 응원 열기가 느껴진다.


그리고, 아픔의 기억을 소환하는 노래들도 있는 법이다.

이제 담담하게 회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상처의 딱지는 아직 만져지는 듯

그런 시을 함께 해주었던 노래들 말이다.



아슬아슬했던 나를 붙잡아 준 노래를 몇 개 공유하고 싶다.


1. 김범수 <지나간다>

감기가 언젠간 낫듯이 열이 나면 언젠가 식듯이
감기처럼 춥고 열이 나는 내가 언젠가 날거라 믿는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듯 장맛비도 항상 끝이 있듯
내 가슴에 부는 추운 비바람도 언젠가 끝날 걸 믿는다
<지나간다> 中

붙잡을 것이 '지나간다'라는 믿음뿐인 인생이 얼마나 많을까. 각자의 이유들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


이 힘든 순간에 출구가 있을까,

나는 더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순간에도,

결국 동아줄처럼 잡을 수 있었던 건

모든 것 지나가리라는 희망과 믿음이었다.

담담한 어조로 다 끝날 거라고, 으레 그런 법이라고 말해주는 가사가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에 박히는 곡이다.


2. 김현식 <내 사랑 내 곁에>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 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이 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내 사랑 내 곁에> 中

힘겨운 날, 사실 많은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하지는 않다. 혼자라고 느낄 때 생각나는 사람들이 내 곁을 지켜준다면, '너는 예쁜 사람이고 나에게 필요한 존재야.'라는 눈빛과 말을 건네준다면,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릴 수 있다.

필요한 순간에 마음에 꽂히는 한마디를 건네줄 수 있다면.


3. India.Arie <This too shall pass>

Sometimes the beat is so loud in my heart
that I can barely tell the voices apart
Sometimesthe fear is so loud in my head
that I can barely hear what God says
but then I hear a whisper that this too shall pass
I hear the angels whisper that this too shall pass  
my ancestors whisper that this day will one day be the past
so I walk in faith that this too shall pass

India.Arie의 노래는 무언가 철학적인 가사와 자유로운 영혼에서 느껴지는 힘이 있다. 이것 또한 지나갈 거고 언젠가는 과거가 될 거라는 속삭임이 들리는 듯한 곡이다.

이 외에도 <Just Do You>, <Break the Shell>, <Life I Know>의 가사는 시처럼 아름답고 많은 교훈을 준다.


4. Eva Cassidy <The Fields of Gold>

팝송보다는 한 가사의 포크 노래를 즐겨 듣는 편인데,

영어 가사의 곡을 또 한곡 추천하고 싶다.

당시 곡을 추천해주셨던 음악 학원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던 듯하다. 추천해주시는 곡들 내가 평소 듣던 취향은 아니지만, 이내 곧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좋은 가수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Eva Cassidy는 통기타를 치며 라이브 공연을 많이 다녔지만,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더욱 조명을 받게 된 아티스트라고 한다. 명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던 것 같다.

잘 알려졌듯이 Sting의 Fields of Gold가 원곡인데

Eva Cassidy의 맑은 목소리에도 참 어울린다. 황금빛 갈대가 눈앞에 그려지며 명화 한 폭이 펼쳐지는 듯한 노래다. 듣고 있으면 왠지 세상이 아름답고 아쉽게 느껴진다.


5. 김윤아 <Going Home>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 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초조해져
무거운 너의 어깨와 기나긴 하루하루가 안타까워
내일은 정말 좋은 일이 너에게 생기면 좋겠어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제 짐을 벗고 행복해지길 나는 간절하게 소원해 본다
<Going Home> 中

이 노래는 시점의 변화가 다양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가까운 사람이 내게 해주는 위로처럼 들리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소중한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처럼 들린다.

후자라도 내 마음은 위로를 받는다. 우리는 결국 소중한 사람들끼리 위로를 주고받는 행위로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김윤아 <봄날은 온다>라는 곡의 '아름다워서 슬프다'라는 구절에도 많은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있다.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 오는 건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아마도


6. 김광석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가수 김광석의 노래 중 좋아하는 곡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제목 자체로도 뭔가 처방이 되는 듯한 노래가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이다. 작곡 및 작사는 동물원 멤버셨고 현재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창기'님이 . 생각이 너무 많으면 몸이 아플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 비우고 채우기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건 평생의 숙제 같은 거니까.



좋은 음악을 들으며,

때론 걱정을 내려놓고 노래를 크게 부르면서,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믿어보자.

'모든 것이 지나가 있더라'라고 말하는

어둠의 터널을 먼저 빠져나간 사람들이,

곧 닿을 그 곳에서 두 팔 벌려 반겨주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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