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은 날은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휩싸인다.
비 오는 날도 퍽 좋아하는 나는 빗소리가 들리는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생긴다.
좋아하는 순간들이 다가오면 나는 왜 벌써 아쉬울까.
날이 좋아도, 좋아하는 비가 내려도 그 순간을 즐기면 될 텐데,
그래서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했나 싶기도 하다.
사진은 그나마 나의 눈이 발견한 순간들을 오래 남겨주니까.
좋아하는 순간을 발견하면 한 번쯤 카메라를 들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필름 카메라를 촬영하듯이 프레임 안의 순간을 오래 들여다보고 지금이다! 하는 순간에 셔터를 눌러보자. 오래 고민해서 누른 셔터는 생각보다 영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