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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연화 Sep 07. 2017

청소년 강력범죄 소년법 폐지만이 답인가?

1. 간과해서 안되는 피해자의 미래

오늘 천종호 판사님을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년법 폐지 찬반논란에 대해서
아침에 CBS에서 인터뷰를 하셨던 터라
관련해서 이야기도 물론 나눌 수 있었지만 

원래 목적인 저희 기획취재에 들어 갈
자료와 보충취재가 필요해서 봴 수 있었습니다.


제연화리포터와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님


앞으로 밝힐 청소년 강력범죄 소년법 폐지가 답이 될 수 있는지? 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저는 소년법폐지를 해야 된다, 하면 안된다. 라는 것을
떠나서 그 전에 국민들과 정부가
생각하고, 정비해야 될 과제에 대해서 풀어볼까 합니다.  

추신/  저는 대중의 인기도 필요 없는 사람이고
의견에 대한 욕을 들어도 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글을 다 읽어보시고 욕하셔도 됩니다.
화가 안 풀리시면 문자테러, 메시지 테러를 하셔도 됩니다.
대신 다 읽어보시고 해주세요.

부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잔인하게 폭행하고,
학대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소년법 폐지 청원에 동의하는 참여인원이 나흘만에 24만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은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있고,
이러한 폭력은 이뤄지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천종호 판사님과 함께 소년법폐지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여서 아직 청원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검이 이뤄져야 할까요?

첫 번째로 생각해야 되는 것
바로 '피해자의 미래' 입니다.

제가 천종호판사님과 (사)만사소년과 함께
처음 기획취재를 시작했을 때 들었던 의문도
'왜 우리나라는 피해자의 미래를 위한 제도들이 부실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난 번 글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산여중생사건의 피해자는 단순 피해자가 아닌
다중피해자 입니다.

첫 번째는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1차 피해를 입었고,
두 번째는 피해 이후 신고를 했지만 보복으로 부터 보호받지 못한 2차 피해자구요.
세 번째는 다시 재폭행을 당하기 전 경찰이 사전에 폭행을 막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막지 못한, 아이가 끌려 가는 것을 보고도 방관한 시민들에 의한  3차 피해.

그리고 다시 폭행을 당한 4차 피해.
그래서 결국 피해자의 부모님과 지인이 스스로 자신의 딸의 아픈 상처를 공개해야 되는
가족들의 5차 피해까지 겪게 된 다중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도 천종호 판사님은

" 피해자들을 제도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다.
비행청소년들은 법원에서 강제적으로 오라고 해서 부모자식 교육도 시키고 호통도 당하지만,
피해자들은 자발적으로 오시지 않으면 그 분들과 관계를 맺어가기가 어렵고,
자발적으로 알려주시지 않으면 도움을 드릴 수도 없고, 상황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사건이 터지고 난 이후에 피해자를 연계해서 치료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소년법 폐지와 관련한 법안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것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왜 가해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두둔하느냐 왜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느냐 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피해자를 위한 제도와 법정장치가 소년법폐지보다 먼저 논의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관련 법안에 대한 요구도 '왜 이 때까지 피해자를 위한 법안을 만들지 않았냐'고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에 피해자를 위한 법안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온다면

저는 함께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두고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피해자의 끔찍한 사진들을 다 지워줘야 합니다.
피해를 입은 아이도 몸도 회복하고, 또 상처도 치유하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돌고 있는 자신의 끔찍한 사진을 볼 때마다
그 트라우마에 평생을 얼마나 힘들게 살겠습니까?

먼저 사진을 올린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님께서 사진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있다면
이 사진을 공유한 국민들, 그리고 언론사들. 피해자의 끔찍한 사진과 CCTV 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지 않도록  반드시 지워주세요.
그것이 이번 사건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폭행사건의 피해자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재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소년법 폐지문제를 왜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지?
세 번째, 소년법 폐지문제 논의와 함께 반드시 보완해야 될 부분에 대해서도
이어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천종호판사님과 (사)만사소년과 함께 동행취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소년법 폐지'에 대해서 찬성하고 청원을 요청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관련법을 공부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7개월 동안 분석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
소년법폐지가 당장은 범죄를 저지르는 그들만의 문제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사회적인 문제구요. 소년법 폐지로 인해서 나타나는 또다른 범죄에 대한 피해자는
다시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우려됩니다.
또, 소년법을 폐지하게 되면 8년 동안 천종호 판사님이 쌓아오신 탑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버리는 상황이 발생할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요즘 청소년범죄와 정책에 대한 글을 쓰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인생공부를 많이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한 가지 결심한 것은 욕을 듣더라도 글을 읽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정확한 관련 내용을 제공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8년동안 판사님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라는 생각에
이제서야 알게 된게 죄송하기도 하지만 판사님의 부탁대로 소신있게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현재의 실태를 알려나가겠습니다.

글을 읽어봐주시는 분들,
응원해주시는 분들.
천종호판사님과 현장에서 함께 뛰어주고 있는 권보람리포터,
(사) 만사소년 김아론 사무국장님, 임윤택 센터장님.
소중한 자료와 의견을 보내주신 전문가분들,
그리고 2인 3각 함께 걷고 멘토가 되어 주시는 김경미차장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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