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

by Soo

과거 내게 글이란 생활이었던 것 같다.

일기장, 연습장, 다이어리, 타자기, 컴퓨터 등의 글의 매개체가 바뀌었을 뿐이다.

내 머릿속은 항상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었다.

어린 나는 그것을 분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글을 썼다.

사실 글의 목적이나 글을 위한 장소가 필요한 것도, 그렇다고 무언가에 대한 응답이 간절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글을 쓰는 건 생존이었을 뿐이다.



이제는 마음과 내면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 글을 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마음의 갈등을 겪고, 그 갈등 속에서 신념을 키운다.

단단한 중심을 만들지 않으면 흔들린다.

거센 바람에 쉴 새 없이 흔들리면 많은 아픈 이들의 안타까운 삶과 죽음을 보면서, 전이된 고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누군가의 삶과 가장 취약한 부분을 엿보게 되는 역할

그리고 그 아픔과 삶의 경계에 놓인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공유한다.

이 아픔을 곱씹고 꾸역꾸역 넘겨 쌓아보지만, 혼자 소화하기엔 역부족일 때가 생긴다.

슬픔은 충분히 슬퍼하고, 생존에 대한 기쁨은 충분히 기뻐한다. 그러나 그 감정들이 다른 이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충분히 동여맨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



다른 이의 삶을 통해 사회의 가장 고독하고 안타까운 어둠을 느낀다.

내가 쓰는 간절함이 담긴 글자들이 모여서 작은 나비를 만든다.

그리고 그 나비의 날갯짓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리라는 믿음을 꿈꾼다.

어린 날의 나는 이제 어른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