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간이 있다.
평소에는 없던 아침잠도 갈구하게 만드는 출근모닝 이지만, 인체의 신비인지 주말이나 연차 쓴 아침에는 알람 없이도 눈이 번쩍 떠진다. 아주 개운하게.
중요한 일이나 꼭 해야 할 마음의 짐 같은 일들은 굳이 아침에 몰아서 하는 편이다.
지루하리 만치 널널한 오후를 갖는 날이면 ‘아 내가 참 시간 분배를 못하는구나’ 싶다.
어쨌든 나는 딱 오전 11시 50분 이전의 시간을 애정 한다.
“아이 참.. 그냥 연차를 쓰시지!”
“그래, 일이 많으면 오전에 하고 오후에 쉬던지. 그게 낫지 않겠어?”
팀장님도, 동료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이제 곧 10년 차인데 가끔은 미숙한 어린애 대하듯 하는 회사 동료들이 귀엽고 소중하다.
마음 놓고 널브러져 있는 것에 잼병인 나에게는 온종일 쉬게 해주는 연차는 사실 큰 매력이 없다. 과음한 다음 날 아침을 제외하고는.
좋아하는 아침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그 감성으로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것들을 하고 얻은 에너지로 출근하는 게 좋다.
나는 지금 오전 연차 중이다.
특별한 것도 없다. 그저 좋아하는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에 달달한 토스트 곁들이며 타자기 두들기는 것이 전부. 일찌감치 채비를 마치고 스타벅스 오픈 시간이 30분쯤 지나면 집을 나선다.
이렇게 쌀쌀함이 감싸는 아침엔 커피가 꿀 같다.
오늘 출근할 때는 도너츠를 한 아름 사가야 겠다.
뭘 이런걸 사왔냐고 잔소리나 듣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