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코 앞인데 소는 누가 키우나(아젠다의 소멸) by 멸종각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의 상위 5개 아젠다를 보고 있자면, 정말이지 참담하다. 온 나라가 바이러스의 패닉 속에서 허덕여서인가? 아님 수준이 정말 이것밖에는 안 되었던 것일까?
만약에 판데믹 선포로 인해 총선이 연기가 되더라도, 상황이 여기서 더 나아지거나, 더 나빠지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 딱 이 수준이겠지 싶다. 우리나라 총선이 청/백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 지 오래되었다손 치더라도, 작금의 상황은 병적이다.
생각해 보라. 지난 몇 년의 시간 동안 아파트 값이 수억씩 가파르게 치솟는데도 그 집값 잡겠다는 정부를 향해 사람들이 뭐라고 외쳐댔는가? 그놈의 빨갱이 이슈(ㅋㅋㅋ) 아니었나? 마스크 값 몇 천 원 오르자마자 이건 뭐. 그깟 마스크 값 조율 못한다면서 쏟아내는 말들을 보고 있자니 그저 웃음만 나온다.(하하하ㅡㅡ;;) 마스크 사재기는 안 되고, 부동산 사재기는 괜찮은 것인가?(둘 다 문제 아닌가?)
이걸 기회다 싶어, 소신발언이니 뭐니 나오는 대로 내뱉는 딴따라(연예인)들의 가열한 가벼움은 또 뭐란 말인가? (네이버에서 '마스크 연예인 소신 발언'만 검색해도 방역 대책 비판하는 유명인들 이야기를 수두룩하게 볼 수 있다.) 아니, 그들이야 늘 그렇게 먹고 산다 치자. 그걸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은 무어냔 말이다.
언론들이야 이젠 모두가 ‘기레기’라 비웃으며 ‘클릭 장사치’라고 치부하니 그것도 이해해준다고 치자. 그 말에 놀아나는 그 수많은 댓글들은 정말 뭐라고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그냥 전 국민이 이 물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놀아나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어떤 영웅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희생을 하기에, 아직 이 나라가 안 망한 것인지, 정말 기가 찬다. 어벤져스가 우리 모르게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나? 어벤져스는 힘세고, 돈 많고 우주를 쥐고 흔드는 미국판 세계 자경단 아닌가. 여긴 한국이다. 비브랴늄도 나지 않는 동방예의지국 말이다. 아! 전우치 같은 도사들 끗발로 아직 건재했던 것인가.
아니, 어쩌면 도사들과 함께 실종됐을지 모르겠다. 마땅히 다루어져야 하는 논의,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명제, 정말 뜨겁게 맞부딪히면서 토론해야 하는 사회현안들 말이다. 아무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를 이유로 유야무야 넘어간 민생법안이 도대체 몇 개인가. 왜 그 부분에 대해 말하는 이는 이리도 적은가.
그저 미친 말들의 향연, 때려죽여야 하는 존재들, 시시각각 악플이나 달 사진들만이 온 나라 사람들의 ‘깨톡창’을 수놓는다. 어디 가짜뉴스 뿐이랴. 자기가 믿고 싶은 방향대로 조롱한 글과 사진, 영상을 전달받은 사람은 그냥 욕하고 감정만 소비하며 혐오만 키워간다. 그렇게 이 정치와 사회, 경제에 관심이 큰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으면서 말이다.
도대체 뭘까, 이 나라는. 숨 막히는 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논의를 시작이라도 해볼 생각이 있는 것일까? 이미 고일대로 고인 여우 같은 정치가들은 넘어설 수 없더라도 시민끼리라도 뭔가 진전이 있는 이야길 나눠야 할 텐데, 오히려 정치적 싸움만 부추기는 꼴이라니. 이런 웃픈 비극을 언제 끝낼 건가?
서로 으르렁거릴 주제를, 입이 바짝 타들어가도록,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그 어떤 멍청한 소릴 곁들여서라도 꾸역꾸역 삼키는 처지에, 그놈의 사이다, 때려죽여도 사이다만 찾아대는 기우제는 끝이 있긴 한 걸까? 비가 올 때까지 하기에 실패하지 않는다는 기우제처럼, 내 정치적 염원이 이뤄질 때까지 그저 내게 편한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일을 이어갈 텐가?
모르겠다. 이 상황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앉은 선비들에게, 이 와중에도 차악을 떠들고 있는 망한 *‘와드 주소들’에게 나는 좋은 이야길 해줄 수 없다. 당신들 데리고 어디를 향할 것이며, 당신들 눈앞에 뭘 꺼내놓아야 그 한 줌 관심을 받겠나. 이 사회가 망한 뒤에나 왜 그랬는지 되짚어 보자고 말한 텐가.
*와드 주소들: 이해 못할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것이다. 요즘 인터넷 문화와 게임을 아는 분이라면 바로 알 이야기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한다. 여기서 와드 주소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미디어나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서 스피커가 된 인물들을 가르킨다.
흔히 말하는 '와드'(ward)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단어로, 가장 보편적인 뜻은 '병동'. 몇몇 국가에서는 '선거구' 및 '일반구'라는 의미로 쓰기도 한다. 더 이상 실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는 의미로는 '위험을 경계하다'가 있는데, 이 의미만큼은 게임 같은 곳에서 역설적으로 제일 많이 쓰인다. 각종 아이템, 특히 방어구 이름 등에 이 뜻으로 자주 나오는 편이다. (출처: 나무위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 좋은 글이나 다시 찾아보고 싶은 글 등에 댓글을 달 때, 'ㅇㄷ' '와드' 를 쓰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