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한달, 벌써 한달, 이제 한달
오늘 드디어 개인 과제를 끝냈다. 아이콘을 하나 하나 그리는데 막판에는 일러스트형 아이콘이 나와 '이걸 그려, 말아'라고 고민했다. (사실 고민한 게 이상하다. UI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그려야 하는 것) 1분 고민하고 "그려야지!"하고 슥삭슥삭 그렸다. 그리고 그 슥삭슥삭은...대략 5시간이 걸렸다.
누구에게 변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콘 그리는 데 5시간이 걸렸다는 게 아니고 화면 5장 그리는 데 5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 이것도 매우 느린 거겠지만, 그래도 처음 아이콘 그리면서 5시간 걸렸던 거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어쨌든 나아지고는 있구나.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니 기쁘다. 요즘 이래저래 나가는 인원이 많아 싱숭생숭했는데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는 내 모습에 다시 기운을 찾는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고작 한 달이지만, 아주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예를 들면 늘어난 공백기와 줄어든 통장잔고? 농담이고 싶은데 농담은 아니다. 다만 다른 것들도 꽤 변하긴 했다.
예를 들면 피그마 활용 능력. 아주 기본적인 페이지 만드는 데 5시간 걸렸던 걸 생각하면 현재는 장족의 발전이다. 화면 5장에 5시간이니까 5분의 1이 줄은 셈. 그리고 피그마로 슥슥 그리는 데 익숙해지고 있기도 하다. 오늘은 어제 마무리하지 못한 일러스트 파트를 마무리해 볼 생각이다. 당근이 라인 일러스트를 그리지 않아서 오늘 추가할 예정.
아마 많은 지망생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은 '피드백'과 '취업연계'일 것 같은데 취업연계에 대해서는 궁금해서 물어봤다. 일단 정리하자면, 기업에 '우리 제로베이스 수강생들 좋아요~' 이런 식으로 추천해주는 방식은 아니고 JD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사실 이 부분에 실망해서 떠난 분들이 굉장히 많다) JD 전달 후에는 커리어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자소서와 면접을 봐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로베이스를 봤을 땐 피드백이 썩 기대되는 부분은 아니라 사실상 JD 전달 정도가 아닐까 싶다. 취업연계는 없다고 보면 된다.
피드백 역시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나는 다른 이들에 비해 비교적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은 케이스인데 다른 분들의 피드백은 한 줄 달랑 오는 경우도 있고, 이건 멘토 바이 멘토가 심하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1:1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싶다면 오프라인 학원을 추천한다. (같은 조원 분도 결국 이 문제와 취업연계 때문에 오프라인 학원으로 옮기셨다)
커리큘럼만 따라가서는 실력이 완성될 수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나는 사람을 모아 추가적인 스터디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제로베이스를 계속하는 이유는,
1. 그룹 프로젝트
2. '제로베이스'이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그룹 프로젝트가 사실 제로베이스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다. 과정에 대한 피드백은 아쉽지만 결과 피드백은 꽤 유의미했다. 추가적으로 나는 디자인 무지랭이이기 때문에 다짜고짜 포폴부터 만드는 학원에 들어갈 순 없었다. 어쩌면 선택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디자인 실력을 좀 더 키우고 이론적인 공부를 한 뒤, 오프라인 포폴반을 들어갈 생각이다. 만약 디자인 전공생이라면 제로베이스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제 남은 인원이 서른 명도 채 되지 않는다. 거의 60명이었던 시작에 비하면 다소 휑뎅그렁하다. 4주차가 고비인지, 한 달 찍먹해보고 나가시는 분들이 많아 분위기는 영 뒤숭숭하다.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포폴을 만들어보고, 그걸 디밸롭하는 과정을 거쳐볼 생각. 내 노력과 별개로 요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부모님께도 '나 취업 못해도 괜찮아요?'라면서 전화했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있을 분들 중 제로베이스를 고민하는 분도 계실텐데, 속 시원한 답변을 드리지 못해서 아쉽다. 다만, '이것 만으로 취업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고 오신다면 실망하실 게 분명하다는 것. '이게 시작이다'라는 생각이라면 나쁘진 않다.
1. 제로베이스 5주차 개인 과제 - 당근마켓 클론 디자인
1) 동네생활
2) 동네생활 상세페이지
3) 채팅 리스트
4) 내근처
5) 마이페이지
2. 그룹 프로젝트 피드백
1. 제로베이스 5주차 개인 과제 - 당근마켓 클론 디자인
일일이 그리면서 '이게 맞나... 좀 더 효율적으로 그릴 방법이 분명 있어'라며 유튜브를 뒤적거렸다. 그게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그리고 마스코트 당근이에겐 결국 명암을 주지 못했다. 일러스트 사용법을 조금 더 공부해야겠다. 다시 일러를 잡을 때가 되었나. 아마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디자인 컨셉을 잡을 때 일러스트를 많이 쓸 것 같다. 그때 조금 더 공부해야지.
2. 그룹 프로젝트 피드백
그룹 프로젝트가 드디어 시작됐다. 데스크 리서치를 빠르게 끝내주셔서 그에 대한 피드백을 하고, 슬랙으로 방향성을 대강 잡았다. 데스크 리서치가 전체 리서치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다보니 꽤 신경 쓰는 편이라서 사진 외에도 꽤 구체적으로 의견을 남겼다. 피드백에만 1시간...
글로벌 앱을 선정해서 사실 문제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한 문제점은 그들도 인지하고 있을 테고, 그럼에도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다. 그럼에도 챌린지를 하는 이유는, '좋은 앱을 분석하는 힘'을 기르고 싶기 때문에. 사실 사용성이 나쁘기로 유명한 앱을 선정해서 개선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우리가 가고 싶어하는 회사는 대개 좋은 사용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UX/UI 디자이너는 '좋은 걸 더 좋게' 바꾸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러 조금 어려운 앱을 선정했다. 점수보다는 공부가 더 우선이기에!
덧붙여서, 점수도 좋게 받을 생각이다. 나는 효율파니까!
한 달 동안 나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