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디 Jun 10. 2024

집짓기 31주 차

본격적인 내부 마감 시작

150일 차 2024년 6월 3일 월, 16도/29도

1. 내장 자재 반입
2. 내장 목수작업 미팅
3. 바닥 마이너스 몰딩 라인 정리

명일 :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아침 일찍 주방 가구 위에 설치할 콘센트 샘플 확인을 위해 현장에 들러서 보니 바닥 미장이 마치 바닥재를 깐 것 마냥 아주 매끈하게 잘 나왔다. 어떻게 한 건지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말끔해서 신발로 밟아도 되나 싶을 정도이다.

오늘 현장은 내장 마감을 위한 작업 계획과 업체 미팅 진행이 있다 하고, 특별한 현장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듯하다. 여러 작업이 동시에 일어날 거라 협의할 대상도 많겠다. 순차 혹은 동시에 일이 진행되려면 일정이 잘 관리되어야 하니 미리 준비 시간도 필요하겠다. 어딘가 상세한 작업 일정표가 공유되면 좋겠네.


151일 차 2024년 6월 4일 화, 16도/29도

1. 내장자재 반입
2. 벽체 떠붙임 작업 시작
3. 외부 샌드위치 패널 정리
4. 정화조 작업용 도로복구 원인자부담금 납부 (건축주)
5. 콘센트와 스위치 구매

명일 : 벽체 떠붙임 석고보드 시공

 하부 마이너스 몰딩 설치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시작 / 외부 샌드위치 판넬 정리

마이너스 몰딩 : 면과 면(벽과 바닥)이 만나는 지점의 마감 처리를 위해 몰딩을 붙이는 것이 아닌 마감선이 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로 만드는 것. 10mm가량의 석고보드를 벽면에 붙이면서 미리 잡아둔 마감라인에 맞게 바닥 면에서 일정하게 띄우며 목공 작업


내부 작업과 함께 가설재 철거 후 예정된 외부 설비 인입 준비가 진행 중이다. 정화조 인입허가가 나와 설치 시 오수관 연결을 위한 도로복구 원인자부담금(세금)을 먼저 납부하였다. 연장길이와 면적을 기준으로 과금된다. LX에 신청한 현황측량 일정이 앞당겨져 내일 진행하기로 했다. LX에서는 이웃에 연락해 함께 보라 권했으나 이미 경계측량 시 입회하였고, 이번 건은 건물 위치와 기존 경계점을 확인하는 거라 같이 볼 필요는 없다고 한다. 나는 평일이라 직접 보진 못하고 조소장님과 이소장님이 현장에서 참관할 예정이다. (거의 딱맞게 건축면적을 지키며 대지를 썼다는 후문)



오늘 구매한 콘센트와 스위치는 타일과 함께 차주 월요일 반입된다고 하고, 원목마루 시공 견적 산출을 위해 현장 실측이 있었다.


152일 차 2024년 6월 5일 수, 18도/30도

1. 3층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2. 2층 내장목공 시공
3. 외부 샌드위치 패널 정리
4. 원목마루 현장 치수 실측
5. 준공용 건물 현황측량 실시
6. 욕실 인조대리석 시공 견적 검토 (건축주 w/조소장님)
7. 욕실 위생도기 모델 확정 및 견적 요청 w/조소장님

명일 :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 내장목공 시공

3층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2층 내장목공 시공

하루에 진행되는 작업 항목이 7번까지 간 건 처음인 것 같다. 마감 작업에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작업뿐 아니라 자재 결정 및 준비처럼 건축주가 할 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소장님이 많이 도와주고 함께 챙겨주어서 자재 지급 역할을 하는 거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장을 함께 챙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주말에 쇼룸에서 본 모델을 토대로 위생도기를 정하고 견적을 받기로 했다. 인조대리석 시공업체 견적도 알아봐 주셔서 함께 검토해야 한다. 내일은 공휴일이고 현장도 쉬어간다. 토요일에 공정회의가 있으니 그때 필요한 논의와 결정이 이루어질 듯하다.

토요일 공정회의를 하고 나니, 왜 조소장님이 내일 회의를 잡자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논의할 사안도 많고 결정해야 할 것이 꽤 많았다. 건축주의 주말과 공휴일이 절대 여유로울 수 없는 시기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2024년 6월 6일 목, 19도/31도 휴무


낮이 좀 뜨겁긴 했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다. 오전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었다.

이번주는 내내 바쁘게 보내다 찬찬히 현장을 보니 2, 3층 벽면 석고보드 작업이 깔끔히 마무리되고 있었다. 벽면 수평을 맞추느라 그랬는지 2층 일부 벽면과 석고보드 사이에 적지 않은 공간이 생겨있다. 어디서 안 맞았는지 점점 넓어지더니 한쪽 벽은 석고보드까지 50mm까지 두꺼워져 버렸다. 마이너스 몰딩을 하려면 벽의 평활도가 중요하다고 하던데 그 때문이겠지... 그럼에도 작은 집에 살면서 1센티 때문에 가구를 넣지 못하는 일도 겪은 터라 아쉬움은 어쩔 수 없어서 몇번을 다시 보게 된다. 이렇게 작은 공간은 도장처럼 면적을 차지하지 않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으려나? 비용을 절감을 위해 도배를 선택했는데 이런 점까지 감안하면 어떤 비용이 더 비싼 건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요즘은 공원에 앉아 건물과 마주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냥 바라보는 게 일상인 것처럼. 언젠가 저 안에 들어가서 여길 바라보는 날이 오겠지. 그런데 그전에 해야 할 일이 많다. 꽤 많다... 아주 많다.


153일 차 2024년 6월 7일 금, 18도/29도

1. 4층 벽체 석고보드 떠붙임 시공
2. 정화조 벽체 조적 및 미장
3. 마사토 반입
4. 안전 난간대 해체 및 조립
5. 타일 시공용 레미탈 양중

명일 : 내장목공 3층  천장 시공


레미탈(Remitar) : 시멘트와 모래를 현장에서 섞는 몰탈(시멘트 1 : 모래 1 : 물 1을 배합) 대비 간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시멘트와 모래를 미리 섞은 제품. 요즘은 현장에서 모래를 따로 섞기보다 대부분 레미탈을 사용한다고. 참고로, 레미콘(Ready Mixed Concrete)은 물까지 섞인 제품.


양중 : 공사에 필요한 자재 운반하는 것을 말하며, 대부분 무거운 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의미

벽체 떠붙임 석고보드 시공
정화조 조적 미장  / 마사토 반입 / 타일 작업용 레미탈 양중

매끈한 바닥에 매끈한 석고보드까지 쳐지니 실내가 정리가 되어간다. 지난 4개월가량 내내 맨얼굴 같은 노출 콘크리트 만 보다가 갑자기 분칠을 한 것처럼 뽀얗게 변신하니 한편으로는 낯설기도 하다. 이것도 점점 익숙해질 무렵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뀔 테지.

오랫동안 구덩이로 남아있던 정화조 자리도 미장을 하고 정화조 넣을 준비가 되었다. 저기까지 덮고 나면 건물 외부 마무리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그래서 인접한 이웃과의 경계면 처리를 어떻게 할지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현장소장님이 요청하셨다. 이번 주말에 정리해야 할 숙제로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이웃분이 일찍 퇴근하셔서 골목에서 마주친 김에 논의를 했고 별 이슈없이 정리되었다.


새 건물이 들어서면 주변 건물들도 함께 외관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듯하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래된 벽을 허물고 새로 쌓을 수 있고, 손길이 잘 닿지 않은 채 오래 방치된 공간을 정리할 수도 있을 테니. 서로 주변이 정돈되면 한결 쾌적해질 테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계기이길 바라본다.


154일 차 2024년 6월 8일 토, 18도/25도, 비

1. 공정회의 w/나날(설계, 감리), 누림(시공)
2. 내장목공 3층 천장 시공

명일 : 내부 천장마감 작업


어제 늦은 밤부터 시작된 비가 이른 아침에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꽤 내리고 있다. 나가보니 그새 날씨가 꽤 선선하다. 할 일을 좀 하고는 따뜻한 차와 커피를 사서 오전 10시에 잡힌 공정회의에 참석했다.

조소장님이 공정 확인과 협의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해 오셔서 하나씩 얘기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고, 돌아와서 또 하다 보니 저녁 무렵이 되어야 끝이 났다. 끝을 냈다는 편이 정확하겠다.


두 소장님이 머리를 맞대고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은 대지 레벨(Ground Level)을 고려한 외부 마감처리였다. 인접한 도로가 수평이 아닌 데다 미미하지만 대지 경사도 있어 건물 라인과 맞지 않은 문제도 있고, 비가 올 때 배수까지 고려해야 하니 복잡해졌다. 대지면적이 작으니 완만한 구배에도 한계가 있고 듣고 있자니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였다. 아직 외관이 모두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화조를 묻고 건물 외부를 정리하면서 두 분이 더 상세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고 마무리했다.


이번 달까지 대부분의 마감이 진행되어야 하므로 차주부터는 바쁜 일정이 된다. 마일스톤이 되는 것은 내부는 6월 17일부터 있는 타일시공, 스타코 도장, 6월 30일 예정된 원목마루 시공, 7월 초 도배작업인 것 같고, 외부는 계단실 면 정리와 바닥 석재 시공 및 난간 설치, 콩자갈에서 유리블럭 시공으로 이어질 듯한데, 콩자갈이 약품처리를 하면서 다른 작업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계단실 작업 순서를 잡는 게 복잡하다고 한다.

옥상 마감은 단열 및 데크 작업이 이루어지고 바닥 콩자갈 시공이 진행될 텐데 이 모든 것이 다 6월이라 일정대로 가능할지 우려도 된다. 내부는 바닥과 벽 마감 후 가구 설치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공정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마감공사가 일어나는 6월에는 내가 해야 할 숙제도 많다. 차주 예정된 전기작업 후 설치할 조명 준비를 위해 갖고 있는 조명 정리와 매입등 구매를 해야 하고, 도배 전 6월 마지막 주 욕실 시공에 필요한 위생도기와 욕실가구 구매 및 설치 일정을 미리 잡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취득세 등 사용 승인 전 세금처리에 대한 상담과 필요한 준비를 위해 세무상담 일정을 잡고 본격적인 임대계획도 세우기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원목마루, 조명, 욕실가구 및 위생도기 구매, 그리고 스타코 도장, 유리블럭 설치, 콩자갈 시공 등 추가한 공사비와 가스 및 수도를 인입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까지 모두 6월에 발생하게 되므로, 자금계획 역시 촘촘히 세우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조금씩 피로감이 쌓이는 듯하다. 회의를 마치고 할 일이 줄을 섰는데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멍하니 있는 걸 보고 알았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시공하면서 발생한 바닥 면과 계단 높이 오차도 머리를 맴돌며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아 하나 더 있네!... 이케아 제품으로 결정한 붙박이장에 생긴 변수도 간단치만은 않을 거 같고. 좀 어렵네... 하고 보니 사실 이것도 난이도가 아닌 자금문제에 가깝다. 그래서 더 어려운가 보다. 부가세 신고가 코 앞인데, 조기환급 신청이라도 알아봐야 하나? 차주엔 세무사님과 약속을 잡아야겠다.



한 가지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했는데, 바로 옥탑으로 모인 열기이다. 욕심내어 천창을 내고 나니 옥탑 전면 폴딩 도어로 들어오는 햇빛과 계단 위 천창으로 내려오는 직사광선까지 기온이 올라갔을 때 옥탑에 올라가니 한여름 열기처럼 후끈하다. 통풍이 잘되는 편이라 폴딩도어를 열면 금방 열기가 빠져나가기는 하는데 늘 열어놓을 수는 없는 창이다 보니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금 사는 집에서 계단실 천장을 유리로 했다가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뜨겁고 찬 기운이 가득해 공간 활용을 제대로 못할뿐더러 실내로 그 열기와 냉기를 고스란히 내려보내는 걸 겪다 보니 우려가 점점 두려움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아직 옥상 단열재 작업이 되지 않은 상태라 단열재가 들어오면 좀 나아질 수 있다고 해서 작업 후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창이 크고 열기가 위로 모이는 건 어쩔 수 없을 거라 여전히 걱정이 사라지진 않는다. 다행히 환풍기로도 해결책이 된다고 하여 마지막 보루로 남겨두었다(만약 필요하다면, 환풍기 스위치 추가를 전기작업 전에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시간이 없는데! 전기 작업이 어렵다고 하더니 이래서 인가? 어느 시점을 넘어가니 재조정을 하는 것이 아주 까다로워지는 게 전기인 것 같다.)


어쨌거나, 옥탑은 우리 디디의 공간이 될 텐데, 하늘의 구름도 쫓아보고 비가 오는 것도 구경하고 여유롭게 낮잠도 잘 수 있도록 하나씩 방법을 찾아봐야지.



마감할 때가 되면 가장 재미있을 줄 알았다. 구체적인 형상이 나와있고 말 그대로 마감이니 마음에 드는 자재를 고르고 작업이 잘 되는지 살펴보면서 하나씩 둘씩 공간이 만들어지는 걸 볼 거라 상상했다. 그런데, 마감에 앞서 선행되는 자재를 지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일정에 맞게 구매까지 완료해야 하다 보니 취미가 일로 바뀌는 기분이다;; 한편으론 당연하지, 데드라인이 있고 해야 하는 과제가 어떻게 취미가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모든 일의 마감 혹은 마무리는 대부분 지난하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 비슷한 정도의 끈기가 성실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고 완성도와도 직결된다. 그래서 또 어렵다. 결과면에서는 매일매일이 새롭던 공사 초반의 속도로 다시 돌아가 템포가 빨라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면, 시간이 오래 지나고 익숙해지면서 집중도는 초반의 그것과는 다르다. 이 시기에 집중력과 성실함으로 끈기를 발휘하여 마무리하는 사람이 결국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리라. 어떠한 대단한 일도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미완성이고 실패한 일이 되니까.


그러니 쏟아지는 일과 고민거리에 주춤거리지 말고 하나씩 꼼꼼히 정리하고 해결하면서, 서두름 없이 한발 한발 피니시 라인을 향해 가보자.

사실 건축주에게 피니시 라인은
곧 스타팅 라인이라
체크포인트 통과 후의 단단한 일상이
더 큰 숙제이다.

1. 6월 둘째 주

1. 목공작업
2. 전기작업 (콘센트, 스위치 설치)
3. 실내 난간 설치
4. 보일러 설치 (경동나비엔 콘덴싱 27000, 18000 용량, WI-FI 모델 > NCB 354)
5. 옥상 단열재 인입 > 바닥 마감공사 (옥상 유리난간, 데크공사 시점 확인 필요)
6. 건물 외부정리 (인접대지 이웃과 협의완료)
7. 방수공사
8. 인입공사 (정화조, 가스, 전기, 수도)

예상결과 : 보일러가 동작할 수 있게 됨. (보일러 설치 + 가스인입), 가구작업 시작 가능(목공 마감)


2. 6월 셋째 주

1. 타일공사
2. 계단설치
3. 시스템 에어컨 설치 (실내, 실외기)
3. 도어설치
4. 현관 석공사
5. 주차장 바닥 마감
6. 조명 및 등기구 설치


3. 6월 넷째 주

1. 내부 페인트 도장
2. 원목마루 시공
3. 현관 난간 공사
4. 욕실 공사 (욕실가구, 위생도기 설치)
매거진의 이전글 집짓기 30주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