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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가 가르쳐준 짝사랑

글을 짝사랑하며

by 구름파도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된 지 벌써 몇날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나는 많은 글을 써내려 나갔다.


집오리의 정열, 낭만을 꿈꾸는 고양이, 해바라기의 욕심, 북두칠성과 여행자 등, 많은 이야기들을 글자 한 자, 한 자에 실어 떠내려 보냈다. 이 수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글들을 내가 사람들에게 선보일 용기를 만들어 준 것도 모두 브런치스토리 덕분이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웠다. 정확히는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두려웠다. 내 글이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사키지 못할 것만 같아서. 형편없는 삶에 대한 토로만 내뱉는 어른으로 자라서. 내 글이 그런 삶에 대한 투정만 내뱉는 글이라 사람들이 내 진심을 외면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삶을 부정하지 않았다. 내가 진심을 다해서 열과 성을 다해서 쓴 글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글을 봐주었다. 처음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되고 글을 올렸을 때, 내 사람을 향한 갈증이 처음으로 맞닿았다. 글을 한 자라도 적어냐리고 싶었던, 글이 사람들에게 닿길 바랬던 내 마음이 보답을 받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 보잘 것 없는 글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봐줄 수 있다니. 글로써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니.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이 어플 하나가 내 인생을 바꿔주었다.


브런치는 내게 짝사랑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짝사랑은 흔히들 말하는 외사랑으로, 혼자서만 하는 사랑이다. 나는 글을 짝사랑하고 있다. 브런치에 와서 배운 것은 글이 나를 사랑하는지는 글만이 답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 나는 계속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시는 많은 작가님들을 볼 때, 나는 질투를 했다. '저 사람은 글을 왜 이렇게 아름답게 쓰지?'라고. 글을 아름답게 쓸 수 있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건 글이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야!'라고.


사실 브런치에 온 순간부터 글은 이미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나만 모르고 있는 걸 수도 있다. 브런치 스토리가 내게 가르쳐준 이 글에 대한 사랑은 이미 글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지도 모른다. 이미 모든 답은 써져 있는데 이미 그걸 우리 둘만 모르고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내가 짝사랑을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것.


그러므로 나는 이 글을 브런치 스토리에게, 글에게 바친다. 나는 브런치 스토리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글에 대한 짝사랑을 느낀다. 이 어플에 옴으로써 나는 삶을 바꾸었고, 앞으로도 바꿔나갈 예정이다. 글에 대한 짝사랑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도, 글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으로 인해 행복해 한다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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